중국-러시아, ‘신 밀월기’로 관계 격상 합의...49개 문건 협약

2014-05-21 00:38

20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양국 해군 합동군사훈련인 '해상협력-2014' 개막식에 참석했다. [상하이 = 중궈신원왕]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유례없는 ‘밀월기’를 구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양국 간 협력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20일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가 열린 상하이(上海)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전면적 전략협력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격상키로 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다른 나라의 내정 간섭에 반대할 것"이라면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국제사회의 경제봉쇄, 군사제재 등의 간섭을 배격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서방의 개입을 간접적으로 비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양국은 북핵 문제와 한반도의 정치·군사적 긴장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하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필요성에 동의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양국군 간 연합훈련과 군사기술, 반(反)테러 등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번 정상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들에서 합의를 이뤘다"면서 "양국의 협력 증진은 국제적 정의를 촉진하고 세계 평화 발전을 수호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빠르게 발전하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면서 "러시아는 석유, 가스, 원자력, 전력, 고속철, 여객기, 금융 등 분야별 협력을 희망하며 석유·가스의 대중 수출 확대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양국의 동부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의 조속한 최종타결을 희망한다는 뜻도 전했다. 

이번 회담 중 양국은 국방, 에너지, 교통, 금융 등 49개 부문의 협력문건에 서명을 했으나 기대를 모았던 천연가스 공급 계약은 일단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가격에 대한 이견이 많이 좁혀졌지만 여전히 최종 타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하다"면서 협상이 막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오후에는 26일까지 진행되는 중·러 합동군사훈련 '해상협력-2014'의 개막식에도 나란히 참석해 밀착 외교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