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해경 해체·민관진상조사위 구성" 대국민담화

2014-05-19 14:49
참사 34일째 청와대서 대국민담화…안행부 사실상 해체수준 조직축소키로
"청해진해운 비호·민관유착 필요시 특검"…공무원 채용방식 개선 예고


아주경제 주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34일째인 19일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초동단계부터 구조업무에 실패한 해양경찰청을 전격 해체하는 한편 안전행정부의 구난 등 핵심기능을 새롭게 설치할 국가안전처로 이관, 사실상 안행부도 해체수준의 조직축소를 단행하기로 했다

또 관피아(관료+마피아)의 척결, 공직자 선발제도의 획기적 개선,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 대책으로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법 제정을 제안했다. 수사가 미진할 시 특검을 도입하는 방안도 수용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담화에서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며 대국민사과를 하고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먼저 해경·안행부·해수부의 안전 기능을 신설되는 국가안전처로 모두 이관하고, 안행부의 인사·조직 기능도 신설될 국무총리 소속 행정혁신처로 이관해 안행부는 행정자치 업무만 맡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재난컨트롤 타워로 자리매김할 국가안전처와 관련해선 육상·해상·특수재난 3개 분야로 구성하고 동시에 첨단장비와 고도의 기술을 갖춘 특수기동구조대를 국가안전처 산하에 신설해 위기대응능력을 제고하기로 했다. 또 국가안전처 인력 선발은 전문가 위주로 공채를 진행하고 순환보직도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관피아 척결 방안으로 “안전감독업무와 이권이 개입할 소지가 많은 인허가 규제 업무, 조달 업무와 직결되는 공직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에는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을 것이며,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 대상기관 수를 지금보다 3배 이상 대폭 확대하고 취업제한 기간을 지금의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박 대통령은 "민간 전문가 진입이 용이하도록 5급 공채와 민간경력자 채용을 5대5 수준으로 맞춰가겠다"며 "궁극적으로는 과거 고시와 같이 한꺼번에 획일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무능력과 전문성에 따라 필요한 직무별로 필요한 시기에 전문가를 뽑는 체제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사실상 고시 폐지를 예고했다.

박 대통령은 또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법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며 "거기서 세월호 관련 모든 문제들을 함께 논의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또 "많은 국민이 청해진해운의 성장과정에서 각종 특혜와 민관유착이 있었던 것을 의심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특검을 해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엄정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언급, "기업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입히면서 탐욕적으로 사익을 추구해 취득한 이익은 모두 환수해 피해자 배상재원으로 활용하겠다"며 "범죄자 본인의 재산 외에 가족이나 제3자 앞으로 숨겨놓은 재산까지 찾아내 환수할 수 있는 입법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희생자 넋을 기리기 위해 추모비를 건립하고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지정하자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 말미에 세월호 참사에서 살신성인 정신으로 아름답게 생을 마감한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