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한국인, 성격에 따라 식습관은 어떻게 다를까

2014-05-19 08:20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황인철 교수팀 ‘성격과 식습관 관계’ 논문에서 밝혀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살찐 사람 가운데 성취욕이 높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은 먹고 싶은 충동을 참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치료에 있어 식습관뿐 아니라 성격을 파악하는 게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기존의 가설이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황인철 교수팀은 ‘한국 비만성인에서 성격과 식습관과의 관계(Association between Personality and Eating Style in Korea Obese Adults)’ 논문을 통해 식습관과 성격특성 간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분석했다.

황 교수팀은 한국의 비만성인들이 보이는 성격특성과 식습관과의 관련성을 임상적으로 증명하는 데 집중했다.

연구를 위해 18세 이상 50세 미만, 체질량 지수 27kg/c㎡ 이상 성인 141명(여성 120명, 남성 21명)을 대상으로 했다.

가정의학과 황인철교수


체질량지수란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BMI=체중 / 키2))으로 23kg/c㎡ 이상이면 과체중, 25kg/c㎡ 이상부터 비만으로 분류한다. 참가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36세, 체질량 지수는 31.7kg/c㎡이었다.

우리나라 성인의 20%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에 해당한다고 한다. 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당뇨병, 심·뇌혈관 질환 등 신체적 문제뿐 아니라 비만한 사람에 대한 편견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중증 우울증 등의 정신적 문제를 겪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병원을 찾아와 적극적으로 비만을 치료하려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맞춤형 치료’를 내세운 다이어트 치료 정보도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소아청소년 비만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번 논문은 성격과 식습관과의 관계를 규명한 논문으로, 비만 소아청소년의 경우 부모들이 자녀의 성격을 파악해 관리하는 것이 비만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논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비만 치료에 성격과 식습관을 살피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될까. 비만과 식습관이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는 점은 국내외 기존 연구들을 통해 증명된 바 있다.

또한 비만은 개인의 성격 특성과도 연관성이 있어 비만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낮은 양심성과 신경증적 성향을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기존의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비만한 정도 혹은 성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연구가 진행된 국가별로 결과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연구는 식습관의 장애를 분석할 수 있는 섭식행동 질문지(DEBQ)와 성격특성을 객관화할 수 있는 5대 성격특성 질문지(NEO-ABS)가 사용됐다.

DEBQ 설문에 따르면 섭식장애의 유형은 부정적 감정에 대한 보상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정서적 섭식과 음식 모양·냄새·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아 섭취하는 외부적 섭식, 체중 조절을 위해 의식적으로 음식을 가려 먹거나 줄여 먹는 절제적 섭식 등 세 가지로 나뉜다. 5대 성격특성은 신경증(neuroticism), 외향성(extraversion), 경험에 의한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 원만성(agreeableness), 양심성(conscientiousness)으로 분류돼 있다.

이를 분석한 결과 우울, 불안, 충동 등 부정적 감정(신경증)을 많이 느끼는 성격의 비만인은 먹는 것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정서적 섭식)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취욕이 높고 조직성, 책임감이 높은 성격(양심성)은 먹고 싶은 충동을 의도적으로 절제하는 식습관(절제적 섭식)을 갖고 있었다. 절제적 섭식을 하면 과식하는 행태가 반복될 수 있어 다이어트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즉, 신경증적 성향의 비만인은 정서적 섭식을 하는 습관이 체중조절을 하는 위험인자로, 이들은 정서적으로 편안하도록 도움을 주는 게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반면, 양심성이 높은 성격이라면 무조건적인 절제보다는 성취감을 주거나 책임감을 갖도록 하는 접근 방법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황인철 교수는 “성격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식습관은 인지행동치료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중요한 전제다”며 “특정성격을 가진 사람이 특정 식습관을 나타냄을 증명함으로써, 살찐 사람들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비만치료에 도움이된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한 팁(TIP)

1. 계획은 현실적으로 세워라.
처음부터 계획을 무리하게 짜다 보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무리한 계획보다는 자신의 체중에서 10% 이내를 6개월에서 1년에 걸쳐 줄이는 것이 좋다. 비만 정도에 따라 한달에 2~4kg 정도를 감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는 하루 300칼로리를 덜 먹고, 30분 정도 걷기 운동을 하는 정도로 감량할 수 있다.

2. 먹는 음식도 중요하지만 먹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
비만한 사람 가운데는 살을 빼기 위해 식단을 한꺼번에 확 바꾸는 경우가 있다. 탄수화물을 아예 안 먹거나 단백질만 섭취하는 경우 등은 일시적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보더라도 다시 체중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튀김, 인스턴트식품, 빵, 과자 등 고열량·저영양 식품을 피하고 잡곡이 포함된 한식 위주 식사가 다이어트에는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포만감을 오래 느끼게 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무엇을 먹는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음식들을 천천히 꼭꼭 씹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 무조건 굶기보다 세끼 식사를 챙겨먹되, 저녁 식사량을 줄이고 잠자기 전 간식·야식을 먹지 않도록 한다. 식사를 거르거나 무조건 줄이면 과식·폭식으로 이어질 확률도 높아진다.

3. 운동은 서서히 시작하라.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서 갑자기 무리하게 운동을 시작하면 전신의 피로감이 높아져서 오히려 다이어트를 방해할 수 있다. 처음에는 30분 정도 가볍게 걷는 것으로 시작해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적절히 병행한다. 특히 뱃살을 빼기 위해 윗몸일으키기 등 복근 운동을 집중해서 하는데, 한 부위의 운동으로 그 부위만 살을 빼기는 어려우며 전신 지방을 제거하면서 뱃살이 자연스럽게 빠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