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경기 살아나나 했더니...다시 둔화 양상
2014-05-19 07:26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세월호 참사 수습과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5월 연휴 이후 되살아날 것이라 기대했던 소비도 다시 둔화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비 부진이 고용과 세수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이 적어도 0.1%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정부 및 경제연구소의 분석을 종합하면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급격히 둔화된 민간소비는 어린이날·석가탄신일 휴일을 전후해 '연휴 효과'로 반등했으나 회복세를 살리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소비 변화는 카드승인액이나 대형마트 매출액 추이에서 짐작할 수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사고 직전인 지난달 14∼15일 카드승인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5.0%로 높았으나, 사고 직후인 16∼20일 6.9%로 내려앉았다. 추모 분위기가 본격화한 넷째 주에는 증가율이 1.8%로 더 내려갔다.
대형마트 실적도 지난달 중순부터 보름간은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10%가량 줄었다. 황금연휴가 시작하면서 소비는 반등의 기미가 보였다. 이마트는 황금연휴가 시작한 지난 1일과 2일 매출은 작년 같은 날보다 각각 10.6%, 12.5% 늘었고, 홈플러스는 어린이날인 5일 매출이 작년보다 69.3% 증가, 롯데마트는 5월 1∼12일 전체 점포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3% 신장했다.
하지만 연휴가 끝나고부터 소비는 다시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반짝 반등이 본격적인 소비심리 회복이 아닌 단순한 연휴효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지표는 없지만 재래시장, 외식업, 골목상권 등의 매출은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세월호 여파가 소비에 이어 일자리와 세수 등의 분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세월호 사건으로 일자리가 당초 전망보다 7만3000개 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여파로 숙박 및 음식점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세월호 사건으로 내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환율 하락으로 수출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도 세자릿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수출경쟁력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소비심리 저하가 2분기 동안 지속되면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년보다 0.2%포인트 줄어들고 경제성장률은 0.1%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세월호 여파로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이 각각 0.3%포인트와 0.1%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 역시 세월호 참사로 경기 회복의 불씨가 사그라질 수 있다는 심각성을 인지, 추가 투입키로 한 재정이 지난 12일부터 집행돼 효과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정부부처 고위 관계자는 "소비 등 경제 지표를 면밀히 살펴보고 경제 회복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방안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 담을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