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車강판 전략 어떻게?” 현대차향 매출 비중 2.1% 급락(종합)
2014-05-18 13:20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현대제철 효과’가 국내 자동차 강판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올 1분기 포스코 전체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한 비중이 2.1%까지 급락했다. 이는 포스코가 주요 고객사 매출 비중을 발표한 2009년 이후 최저치다. 당진 일관제철소 완공,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을 인수한 현대제철이 차 강판 대량생산 체제에 돌입하면서 포스코의 몫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의 매출 감소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빠를 것이라고 보진 않았다. 신차가 개발되면서 현대제철의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포스코로서는 차 강판 판매 전략의 재검토가 시급해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체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1%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까지 현대중공업그룹과 함께 포스코의 가장 큰 고객사중 하나였는데, 올 1분기에는 현대중공업(3.7%)은 물론, 포스코P&S(2.5%)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매출 비중이 2.1%까지 급락했다는 것은 더욱 위험스런 대목이다. 개별 기준 회사 매출액을 통해 금액을 단순 산출해보면 올 1분기 현대·기아차향 매출액은 약 152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약 2305억원과 비교해 무려 800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현대하이스코향 매출 감소분까지 더한다면 최소 1300억원 가량이나 줄었다. 특히 지난해 1분기까지 분기 기준 2000억원대를 유지해오다가 이번 분기에 큰 폭 하락했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포스코를 누르고 현대·기아차의 최대 차 강판 공급업체로 부상했다. 신차가 출시될 때마다 현대제철의 매출 비중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제네시스와 쏘나타는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이 50% 이상인데, 이 비중의 상당량은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개발해 포스코와 일본 철강사 제품을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현대·기아차가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현대제철 강판 적용 비중은 더욱 증가해 포스코로서는 매출 비중 2%선을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포스코가 차 강판 사업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은 내수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대차와의 협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도요타와 GM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원하는 강판을 개발·공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포스코로서는 차 강판 사업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19일 ‘혁신포스코1.0’ 전략을 제시할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권 회장은 핵심 매출 확대 분야로 자동차를 지목했는데, 현대차와의 관계가 희석됐다는 것은 그에게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