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중근 뮤지컬' 8월 공연… '과거사 왜곡' 일본 압박

2014-05-16 14:52
한국 배우 참여 가능성도 배제안해 <러시아 매체 보도>

중국 하얼빈 안중근 기념관.[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안중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뮤지컬 공연을 준비 중이다. 일본의 과거사 왜곡에 맞서 한국과 공동전선을 형성해 일본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됐다.

안중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뮤지컬이 오는 8월 중국 하얼빈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러시아 매체 보이스오브러시아를 인용해 홍콩 다궁왕(大公網)이 15일 보도했다. 오는 8월 ‘하얼빈의 여름’ 축제기간 안중근 의사 뮤지컬을 공연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한국측 배우가 함께 공연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중국은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장소에 표지석을 설치해 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이 기념관 설립으로 통 크게 보답하는 등 한국과 함께 일본의 과거사 왜곡과 위안부 부정에 맞서 대일 공동 전선을 형성해왔다. 당시 중국의 안중근 기념관 설립에 일본은 안중근 의사는 ‘암살자’, ‘테러리스트’라며 반발했다.

중국은 또 우리 정부와 합의해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 광복군 주둔지 기념비를 설치해 이달 말 공식적 공개를 앞두고 있다. 한·중 양국은 민간 차원에서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과학원 극동연구소 전문가 콘스탄틴 아스몰로브는 “이러한 배경 아래서 안중근 뮤지컬은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가득 찰 것이며, 중국 내 좋은 평가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은 한국인과 함께 안중근 뮤지컬을 적극 띄우기에 나서며 한중 양국이 역사인식 공조를 통해 일본에 맞서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또 한 차례 일본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뮤지컬은 분명 어느 정도 일본의 화를 돋울 것”이라며 심지어 일본이 외교 성명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그는 현재 중국과 한국은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사를 적극 이용해 역사인식 공조를 통해 일본에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오늘날 아시아 지역에서 역사는 정치적 수단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크다. 동북아 지정학적 전쟁에서 역사는 뗄래야 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