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상욱, '실장님 전문 배우'의 유쾌한 반란

2014-05-13 16:39

'앙큼한 돌싱녀' 주상욱 [사진제공=판타지오]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실장님 전문 배우'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던 주상욱이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극본 이하나 최수영·연출 고동선 정대윤)에서 제대로 망가졌다. 촌스러운 바가지머리에 검은색 뿔테안경을 쓰고 고시생으로 변신한 것은 기본 슈퍼맨 복장으로 나타나거나 전 부인 이민정(나애라 역) 미행도 불사했다.

주상욱은 안방극장의 새로운 '로코킹'으로 등극했고 시청자는 그의 새로운 모습에 열광했으니 여러모로 의미 깊은 작품이다.

주상욱은 12일 서울 신사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세월호 참사 애도로 잠시 미뤘던 '앙큼한 돌싱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동안 비친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이미지 대신 소탈한 분위기가 자리했다. 주상욱 역시 "'실장님' 옷을 벗으니 오히려 더 자유롭고 편안했다"며 한결 가벼운 모습을 보였다.

자신을 스스로 '유쾌한 남자'라고 정의한 주상욱의 '유쾌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앙큼한 돌싱녀'에서 제대로 망가진 연기를 보여줬다.
A : 늘 재미있는 연기에 대한 욕심은 있었다. 나와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이런 기회가 와서 좋았다. 유쾌한 장면이 많았지만 오히려 진지하게 연기했다. '이 장면에서는 웃겨야겠다', '이런 표정을 지어야겠다'는 생각 없이 내 나름대로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시청자는 그런 걸 재미있게 봤다더라. 감독님도 내가 원하는 대로 연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그동안 했던 역할과 차정우 역 중 어느 것이 더 좋았는지 말하긴 쉽지 않지만 풀어지는 역할이 확실히 재미있기는 하더라. 자유롭고 편안했다.

Q : 스스로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A : 분명 유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보통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중간 이상으로 웃긴 사람이다. 드라마 속 모습이 실제와 똑같다고 할 수 없지만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Q : 드디어 실장님 타이틀을 뗐다.
A : 예전에는 평생 실장님으로 살 생각도 했다. 실장님 역할이 있으면 '내가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싶어서 평생 일 떨어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기존과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대표님 역이었다. 그동안 실장님 캐릭터에 대해 크게 불만을 가지진 않았는데 다른 이미지도 보여줄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Q : 이민정과의 호흡도 좋았다. 케미(케미스트리·chemistry) 점수는?
A : 드라마 '깍두기'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났다. 당시 이민정과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건 아니지만 친하게 지냈다. 이민정도 결혼 후 첫 작품이어서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 오히려 그걸 즐기더라. 덕분에 '앙큼한 돌싱녀'를 편하게 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민정도 워낙에 웃긴 배우다. 개인적으로 애라와 정우 호흡에 90점을 주고 싶다.

Q : 호평에 비해 시청률은 낮았다. 아쉽진 않았나?
A : 난 시청률에 연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시청률이 생각보다 낮아서 아쉽지만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1, 2회는 SBS '별에서 온 그대' 마지막 방송과 겹쳐서 큰 기대를 안 했다. 3회에 두자릿수(10.3%) 시청률이 나와서 '대박 나는 거 아니야?' 생각했는데, 그게 자체최고 시청률이었다. 아쉬운 부분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만나는 사람마다 너무 잘 봤다고 그러더라. 시청률은 낮은데 다들 좋게 봤다니.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만족도는 높다.

Q :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는?
A :왕 역할을 꼭 한번 해보고 싶다. 사극 장르를 워낙 좋아한다. 사극에도 많은 역할 있지만 왕이 참 멋있는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왕에 도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