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유통업계, '안전불감증' 남의 얘기 아니다

2014-05-13 15:22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직업 특성상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자주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비상구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비상구를 사용할 일이 몇 번이나 될까하는 안일함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소비자 뿐만 아니라 해당 업체 모두 '안전불감증'에 빠진 꼴이다.

최근 세월호 침몰 사고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사회 전반적으로 커진 가운데 유통업체들도 나몰라라 할 사항이 아니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화점·대형마트과 같은 대형 점포의 경우 사람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통업계 관계자들에게는 이같은 안전 문제가 아직 피부로 와닫지 않는 눈치다.

세월호 사고로 인해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는 걱정은 늘어놓으면서, 정작 점포 안전에 대해서는 점검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점포에서 오랜 기간 일한 직원들 가운데 비상구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또 비상시에만 사용해야할 이 공간에 상품이 쌓여있는 곳도 태반이었다.

상황이 이런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안전요원들 조차도 대부분 용역 아르바이트 직원, 그들에게 과연 적절한 안전 교육을 실시하기는 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백화점·대형마트는 워낙 다양한 사람이 찾기 때문에 누가 불을 지를 지, 흉기를 휘두를 지 아무도 모르는 공간이다.

실제로 2년 전 서울 강남에 있는 한 백화점에서 임산부를 상대로 인질극을 벌어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흉기로 쓰인 칼은 해당 백화점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던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사고가 없었다고 해서 앞으로도 사고가 없을 것이란 안전불감증이 이번 세월호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번 사고를 잊지 말고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나서 안전을 챙겨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