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항운노조…'화물 과적' 조작에 개입

2014-05-12 14:49
12일 뉴시스 단독 입수, 항운노조 작업반장 녹음파일에서 드러나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세월호 침몰 원인인 ‘화물 과적’ 조작에 항운노조가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화물 과적’에 따른 상습적인 ‘화물 조작’에 청해진해운 뿐 아니라 항운노조와 화물 하역작업권을 가진 해운사 등이 공모해 오랜기간 관여해 왔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12일 뉴시스에 따르면 ‘화물 과적’ 개입 의혹을 사실로 볼만 한 청해진 해운의 하역작업을 담당했던 항운노조 간부인 작업반장 A씨의 당시 녹음파일을 단독 입수했다고 밝혔다.

A씨의 녹음파일에서는 ‘화물량을 축소시켜 여객선에 적재하는 방식’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A씨는 “예를 들어 인천항운노조에서 트럭 1대에 내려져 여객선에 실린 화물중량을 10.300t으로 책정해 제주로 보냈지만 실질적인 화물량은 20t 보다 더 나간다”며 화물량을 과소 책정해 더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A씨는 또 “인천에서 남모 부장 (청해진해운 간부)이 화물중량 책정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며 “업체와 항운노조간 계약이 그렇게 돼 있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화물량 책정의 구조적인 문제도 녹음파일을 통해 드러났다.

A씨는 이어 “이익을 위해서는 화물량을 솔직하게 맞추기 어렵다. 업체(청해진해운)도 벌어먹어야 하고 우리도 일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서로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서 이 같은 차떼기’ 방식 관행이 이어져 왔다“는 내용의 발언도 나왔다.

특히 녹음이 이뤄진 장소에는 작업 반장인 A씨뿐 아니라 항운노조 간부인 사무장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제공=장재혁 뉴시스 제주 기자>



한편 지난 9일에도 같은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이날 항운노조 근로자 B씨는 ‘청해진해운의 투명한 화물적재’를 요구하며 항운노조를 상대로 1인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청해진해운 세월호와 오하마나호 여객선의 하역작업을 한 항운노조와 하역작업권을 가진 C해운사가 조직적으로 화물 적재량을 속여 왔다는 주장을 지난해 4월 제기했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청해진 해운 여객선에 운반된 25t 화물트럭에 실린 화물인 경우, 일괄적으로 25t으로 책정했다” 며 “실질적인 화물 용적톤수는 40~50t 또는 그 이상이 되지만 일괄적으로 양을 맞추는 일명 차떼기 방식으로 화물량을 축소해 적재했다”고 지적했었다.

항운노조의 경우 하역작업반장이 화물중량을 책정하면 사무장이 이를 결재하고 최종적으로 지부장이 결재토록 돼 있다.

결국 이 같은 주장들이 사실이라면 항운노조 간부들도 ‘화물 조작’에 관여했거나 방조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