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예전 같지 않네…대ㆍ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고민 커져

2014-05-12 16:06

아주경제 윤태구ㆍ강규혁ㆍ이혜림ㆍ홍성환 기자 =한 때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던 중국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기를 펴지고 못하고 있다.

내수경기 침체, 부동산 경기 위축, 지방정부의 자금난 등이 겹치면서 시장상황이 잔뜩 움츠러 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92개 국내 기업의 중국 현지법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기업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응답이 45.6%에 달했다.

반면 중국에서 펼치는 사업 전망이 밝다고 응답한 기업은 22.2%에 불과했다.

때문에 제한된 판로 확보를 노리던 중견ㆍ중소기업은 물론, 이미 상품성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시장지배력을 높이려던 대기업들 마저 달라진 제반환경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역력하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롯데마트의 중국 점포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6% 감소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텐진 동마로점, 텐진 문화중심점, 웨이하이점, 청두 환구중심점 등 4개 점포를 오픈하며 외형적으로 확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수익성에서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이마트의 경우 몇해째 중국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마트 사업보고서를 보면 6개 이마트 중국법인의 지난해 순손실은 525억원에 달했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국내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점포를 오픈했지만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며, 한 때 27개이던 점포수가 현재 16개까지 줄어들었다.

현대차 역시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4공장 착공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앞서 현대차는 4공장 입지를 충칭으로 정했지만 중국 중앙정부의 허가가 나지 않으면서 4공장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다. 현대차로서는 중국 내 공장 증설이 시급하다. 늘어난 수요를 공급이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현대차로서는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증설이 계속 늦어질 경우 수급 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중견ㆍ중소기업들은 실질적인 매출감소세가 뚜렷하다.

지난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락앤락은 중국시장의 성장 둔화에 발목을 잡힌 경우다.

락앤락은 중국 시장에서 52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인 1109억원의 47%에 달한다. 회사 측은 장기화 되고 있는 내수경기 침체와 부패척결에 따른 특판 감소를 이우로 들었지만 지난해 같은기간 매출이 633억여원, 매출 비중이 56%였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감소세다.

중국시장 영향력 확대에 관심이 많은 한샘도 마찬가지다.

한샘은 이케아의 국내 진출 이전부터 중국 현지에서 전사팀장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공을 들여왔다.

중국시장 연착륙과 매출 확대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회사 수뇌부의 의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샘 중국 베이징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251억원으로 전년의 309억원 대비 18.7% 감소했다. 2010년 77억원 이후 줄곧 이어왔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중국 정부의 각종 부동산 억제책이 이어진 것이 매출 감소와 직결됐다.

이에 한 전문가는 "중국이 가진 잠재력을 감안했을 때 중국시장에 대한 진출의지는 당연한 것이다. 다만 중국이라고 마냥 성장세를 장담할 순 없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습도 상당 부분 다른만큼, 진출 이전 확실한 시장분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