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입원] 이건희 회장 살린 순천향대병원 응급실의 경쟁력은?

2014-05-12 14:03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응급처치를 완벽하게 수행한 순천향대학병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인근의 한남동과 이태원에는 고령의 재벌가 창업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평소에도 이들의 방문이 잦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회장처럼 외부에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병원과 삼성그룹에 따르면 지난 10일 밤 10시56분 이 회장이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5분 거리인 순천향대병원 응급실에 왔다. 도착 직후 심장마비 증상을 보였다. 

의료진은 급성 심근경색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장혜영 응급의학과 교수 주도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20∼30회 가슴 정중앙 압박하는 등 7∼8분간 흉부압박과 인공호흡을 반복하자 심장 박동과 호흡이 돌아왔다. 이어 장원호 흉부외과 교수가 인공심폐기인 에크모 시술을 시행했다. 이 회장의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에서 뻗어나간 동맥혈관 중 하나가 막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비를 넘겼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이 회장을 주치의가 있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심장·폐 기능을 유지해주는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장치)’ 장치를 달고 11일 오전 0시21분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한 이 회장은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스텐트 시술을 받고 현재 회복 단계에 있다.

이처럼 이건희 회장이 큰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순천향대병원 의료진의 빠른 판단과 대처 덕분이다. 심장마비가 오면 4분 이내에 응급처치를 해야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응급환자의 생과 사를 가르는 ‘골든타임’이다.

병원 관계자는 “응급의학과 교수와 흉부외과 교수의 빠른 판단과 협진으로 무사히 응급상황을 넘겼다”고 전했다.

응급환자에게 최적화된 시설도 큰 도움이 됐다. 

올해로 개원 40년주년을 맞은 순천향대병원은 지난 4월 응급환자 위한 최적의 체계를 갖춘 응급의료센터를 새로 선보였다.

새 응급의료센터에는 응급환자 전용 출입구가 만들어져 신속한 이동과 치료가 가능해졌다. 특히 분초를 다투는 심장마비 환자 치료를 위해 전용 출입구 가까이에 심폐소생술방도 설치했다.

5분 이내에 촬영이 가능한 전용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와 엑스레이도 갖췄다.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체외순환보조 시스템을 보다 강화하고, 저체온 요법을 할 수 있는 시설과 체계를 도입했다.

이영주 순천향대서울병원 응급의학과장은 “수준 높은 응급진료를 위해 시설과 장비, 시스템 모든 면에서 응급환자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다년간 쌓아온 응급환자 대응력도 힘을 보탰다.

순천향대병원은 한남대교 인근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나 투신 환자에 대한 응급치료도 많다. 한남동에 거주하는 재계·대사관 관계자들의 방문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 측은 “순천향대병원 응급실 도착 직후 심장마비가 발생했는데 그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심장 기능을 회복했다”며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성공적으로 잘 해준 순천향대병원에 감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