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엑소 ‘중독(Overdose)’, 대중 중독 성공할까

2014-05-19 10:06

엑소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늑대와 미녀’ ‘으르렁’으로 지난해 음반 100만장 판매를 기록한 대세 아이돌 엑소(EXO)가 2014년 신보로 다가왔다.

지난 7일 발매한 ‘중독(Overdose)’에는 타이틀곡 ‘중독’을 비롯해 ‘월광(Moonlight)’ ‘썬더(Thunder)’ ‘런(Run)’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가 수록됐다.

‘중독’은 힙합과 R&B를 기반으로 한 어번 느낌의 댄스곡으로 비욘세, 크리스 브라운,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유명 팝스타들과 함께 작업한 세계적인 프로듀싱팀 더 언더독스와 다수의 히트곡을 만든 유명 작곡가 켄지가 합작했다.

김반야 평론가는 “‘으르렁’의 뒤를 잇기는 힘들어 보인다. 특히 ‘중독’은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덧대어 붙인 콜라주 느낌이 강하다”며 “노래를 잇는 이음새는 세련되고 매끄럽지만 사람들에게 강하게 인지되기엔 불리한 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수록곡들에 대해서도 “‘중독’을 제외하면 대중보다는 팬들의 눈높이를 맞춘 발라드나 미디어템포가 대부분”이라며 “5곡 중 2곡, ‘월광’과 ‘러브 러브 러브’는 동양적 소스가 들어갔는데, 중국 팬들에게 바치는 하나의 팬서비스처럼 보일 정도”라고 혹평했다.

이어 “엑소는 샤이니와 에프엑스처럼 개성이 강한 스타일이라기보다는 H.O.T와 슈퍼주니어, 동방신기와 같은 전형적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스타일의 아이돌”이라며 “쉽게 들리는 음악, 7군무, 그리고 터프한 이미지와 달콤한 이미지를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이미지 패턴에서 확인된다. 엑소의 이번 미니앨범에는 한국팬을 넘어 중국팬을 정조준하겠다는 야심 찬 전략이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노준영 평론가도 “지난 앨범보다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으르렁’이 주는 기대치를 충족시키기는 어렵다"면서도 “콘셉트가 안정화되면서 재미있게 들리는 부분이 많다”고 평했다.

“엑소는 중국 인기에 힘입었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번 콘셉트에서는 남성미와 함께 K팝의 히트 코드를 잘 긁어와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 평론가는 “퍼포먼스도 완성도가 뛰어난 군무 형태를 유지하면서 탄탄한 팀워크를 강조했다.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주는 롱 테이크(커트를 나누지 않고 카메라를 한 번 작동시켜 하나의 쇼트를 촬영하는 것)도 훌륭한 수준”이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대중성으로는 가까워졌으나 반대로 도전 정신은 약해진 앨범”이라고 마무리했다.

김윤하 평론가는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컸으나 매력적인 곡인 탄생했다”며 “‘중독’은 ‘마마’나 ‘으르렁’에서 보여줬던 SM의 전형적인 색, ‘으르렁’의 어번 힙합 느낌이 적절히 섞인 곡”이라고 해석했다. “SM에서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다국적 작곡가 군단의 힘이 발휘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뮤직비디오에도 주목할 부분이 많다. 앞서 엑소가 국내 최초로 롱 테이크 촬영을 통해 360도 공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이후 많은 아이돌이 해당 기법을 사용했으나 소화불량을 겪어 왔다”며 “이번에 엑소는 롱 테이크는 기본, 컷을 미세하게 끊거나 줌아웃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12명 멤버의 캐릭터를 잘 살렸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김 평론가는 “타이틀곡을 제외한 나머지 곡은 다소 힘이 빠지는 부분들이 있다. ‘런’이나 ‘러브 러브 러브’에서는 엑소의 색을 찾아보기는 어렵다”면서 “타이틀 곡에 집중한 앨범”이라고 아쉬워했다.

엇갈리는 평 속에 ‘중독’은 지난 8일 발매된 1세대 아이돌 god의 ‘미운오리새끼’와 음원차트 정상을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