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공개될 시안 광복군 표지석 가보니

2014-05-11 11:59

시안 두취진에 조성된 광복군 기념비 모습. 현재는 천으로 가려져 있어 기념비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한국과 중국이 합의해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 설치 중인 광복군 주둔지 기념비가 이달 말 제막식을 열고 공식적으로 공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은 11일 "기념비 제작의 기본적인 사항은 대부분 마무리돼 최종 점검 작업만을 남겨놓고 있다"면서 "이달 안에 양국 정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지의 기념공원 관계자는 "5월 22일을 전후해 제막식이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념물은 1942년 임시정부 산하 광복군 제2지대가 주둔했던 시안시 창안(長安)구 두취진(杜曲鎭) 지역에 3무(畝.1무는 약 200평) 규모로 조성됐다. 두취진 지역은 시안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20㎞ 이상 떨어진 외곽 마을이다. 지난 9일 둘러본 기념공원은 600평 규모의 넓이로 조성됐으며, 공원 내부에는 빨간색 기둥 4개가 받치고 있는 3~4m 높이의 정자가 완성돼 있었다. 그 아래에 천으로 덮어놓은 기념비석이 들어서 있었다.

당시 제2지대가 사용하던 본부 건물 대신 들어선 양곡 창고로 추정되는 시설도 보였다. 공원 입구는 굳게 닫힌 채 추가 공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감안하면 최종 점검만을 남겨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기념비석에는 한중 양국 간에 합의된 문구가 한국어와 중국어로 병기돼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이곳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산하 광복군 주둔지였음을 확인하면서 한중 양국의 우호를 재확인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광복군 제2지대는 1942년 4월 기존 제1·2·5지대가 통합된 조직으로 그해 9월 시안 시내에 있던 광복군 총사령부가 충칭(重慶)으로 이전한 뒤 두취진 지역으로 옮겨 왔다. 제2지대장은 총사령부의 참모장이자 청산리 대첩의 영웅 이범석 장군이 맡았고 초기 대원의 규모는 80여명 수준이었다.

제2지대는 이곳에 주둔해 훈련하면서 대원들을 산시, 허난(河南), 허베이(河北)성 등으로 파견, 모병 활동에도 주력했다. 그 결과 1945년 4월에는 제2지대 규모가 장교 28명, 대원 122명, 사병 35명 등 총 185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기념비 설치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9일 시안에서 자오정융(趙正永) 산시성 당서기, 러우친젠(婁勤儉) 성장과 면담하면서 광복군 유적지 표지석 설치 사업의 허가를 요청함으로써 논의가 본격화됐으며 약 1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