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고통의 시간… 유족도 생존자도 고통스럽다

2014-05-11 13:11

지난 9일 청와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답변을 기다리는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가 한 달이 되어가는 가운데, 피해자 가족들에게 여러 모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들이 계속되고 있다.

사고 초반에는 전남 진도 팽목항 현장에서 자식을 태운 배가 서서히 가라앉는 걸 보면서 힘겨운 1분, 1초를 보냈다. 제대로 구조가 이뤄지지 않자 이들은 정부 관계자다 싶으면 붙잡고 목이 터져라 외치고 또 외쳤다.

11일 현재 유족들의 성난 목소리들은 여전히 그대로다. 여러 이유가 있긴 하나, 가장 큰 요구사항은 '사고 초반 아이들을 분명 살릴 수 있었는데, 왜 구조작업을 하지 못했는지 진실을 알고 싶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침묵시위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9일에는 100여 명의 유족들이 아이들 영정사진을 들고 상경,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세월호 피해자 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한 KBS 김시곤 보도국장을 규탄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진상규명도 함께 요구했다.

이들은 여의도 KBS 본관에서 청와대로 옮겨가며 20시간 가까이 울분을 토했다. 진상규명을 위해 대통령과 반드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생존학생 학부모 50여 명도 9일 대열에 합류해 같은 목소리를 냈다.

당시 생존학생 학부모들은 "우리만 살아서 미안하다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면서 "대통령 사과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위해 끝까지 뜻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에 따르면 생존학생 70여 명의 고통도 여전하다.

현재 모처에서 합숙하며 치유프로그램과 교과수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언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일각에선 고교 졸업 때까지 밖에서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단원고 정상화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유족들의 정서를 고려해 단원고 교사 10여 명의 발령을 미루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원래 지난 2일 발령을 하려 했으나 미뤘다"며 "적절한 시기에 인사발령을  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