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민생대책] "국민도 죄책감 느껴 소비 안한다"
2014-05-09 10:30
LG경제연구원, 긴급민생대책회의서 최근 소비동향 발표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단체여행과 공식행사, 모임, 공연 등이 잇따라 연기ㆍ취소 되는 등 국내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긴급민생대책회의에서 "공식적인 수치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여러 가지 상황지표들로 미뤄 볼 때 국내소비가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다"며 "단체 여행과 공식 행사 취소, 모임 자제, 공연 연기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소비 위축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자영업, 소규모 영세사업자들이 집중돼 있는 내수서비스업종은 소비 둔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카드사의 개인신용판매액이 세월호 사고로 추세대비 3.6%가 감소한 가운데 여행, 스포츠 등 여가문화 관련 지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유통업체 매출액도 지난해에 비해 감소하거나,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 경기실적에 대해 LG경제연구원은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둔화는 2분기 경제실적에 가시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며 "사회적 불안과 자기암시적 심리위축이 장기 고착되면 회복추세를 보이던 경기가 다시 위축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의 심리적 위축과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조기에 안정될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원의 주장이다.
특히 LG경제연구원은 "재난사고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부정적 영향이 빠르게 해소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도 "세월호 사태는 국민들에 미치는 심리적 충격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과거 서해페리호 침몰,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참사의 경제적 영향은 비교적 단기에 그쳤다. 그러나 세월호 사태는 '어른들의 잘못으로 어린 학생들이 대거 희생돼 사회 전체가 무기력감과 죄책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과거 다른 재난들에서보다 훨씬 깊고 광범위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