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연애고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2014-05-09 07:44

연애고시 [사진제공=MBC]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지난 2010년 작가 존 그레이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원제 Mars and venus starting over)라는 책을 냈다. 30여 년간 부부들을 위한 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갈등의 진정한 원인과 치유법 연구를 바탕으로 한 책이었지만 어쨌든 결론은 남자와 여자는 생각하는 방식이나 언어, 행동 등 모든 점에서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를 깨닫지 못하는 부부(혹은 커플)는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남녀관계, 멀리 나아가서는 인간관계에서 서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며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예능프로그램 버전이 나왔다. 8일 방송된 MBC 새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연애고시'가 바로 그것이다.

'연애고시'는 비주얼, 스펙을 모두 갖췄지만 반쪽을 찾지 못해 오랜 시간 솔로로 지내고 있는 남자 연예인들의 연애능력을 평가하고 솔로 탈출의 가능성을 체크해보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나름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남자 연애고시생인 손호준, 한정수, 정기고, 이지훈, 장동민, 김동현은 5명의 여신인 공서영, 레이나, 차유람, 유예빈, 조서하의 냉혹한 평가 아래 다양한 연애 관련 문제를 풀어나가며 연애에 대한 남녀입장 차이를 좁혀나갔다.

남자들은 영어보다 어렵다는 '여자어' 정복에 나섰다. '일이 좋아? 내가 좋아?'라고 묻는 여성에게 한정수는 "나는 투박할 뿐 표현하지 않는 것"이라고 반응하자 공서영은 "사랑은 표현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여자의 말에 대한 올바른 남자의 대답을 고르는 문제에서도 남자 출연진은 힘을 쓰지 못했다. 전혀 여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고 방청석에서는 야유가 나왔다. 여자들이 "마음대로 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도 남자들은 각기 다른 해석으로 내놓으며 제 뜻이 맞다고 주정했다.

이처럼 남자에게 여자와의 대화는 단순히 영어, 한국어의 문제를 떠나 또 다른 언어인 '여자어'였다. '연애고시'는 서로 다른 생각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을 찾아 나갔다.

유용한 연애 팁이 제공되긴 했지만 대부분의 정보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은 남녀가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는 시간이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진심 어린 사랑과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굳이' 공부가 필요할지는 의문이다. 남녀가 서로를 사랑하고 배려하는데 제3자의 조언이나 공부가 필요할까? 생각해볼 일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MBC 새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연애고시'는 2.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1일 방송된 '별바라기'는 4.2%를 나타낸 바 있다. '연애고시'가 강호동의 '별바라기'를 이기고 '정규편성 고시'에 합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