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석 달째 증가세 지속…주택거래 호조 영향

2014-05-08 12:01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은행권 가계대출이 석 달째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철 등으로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8일 한국은행은 '2014년 4월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통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2조원 증가한 525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및 은행 대출채권 양도 등 모기지론 양도를 포함(기존 양도분 상환액 차감)한 것이다.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1월 2조2000억원 감소했지만 2월 1조3000억원, 3월 3000억원에 이어 지난달까지 3개월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4월 중 주택담보대출은 374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6000억원 증가했다. 전월(8000억원) 증가액의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한승철 한은 금융시장팀 차장은 이에 대해 "주택거래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은행들의 대출확대 노력이 가세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도 전월 줄어들었던 5000억원이 다시 늘어났다. 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 등 전월의 특이요인이 소멸됐기 때문이다. 잔액은 150조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기업대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모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162조9000억원이었다. 전월 1조5000억원 감소했지만 4월 중 5조9000억원이 늘었다. 한 차장은 "대기업 대출의 경우 분기말 일시상환분이 재취급된 가운데 일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단기운전자금 수요 증대 등이 가세하면서 큰 폭 증가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중소기업대출도 같은 기간 3조3000억원에서 3조7000억원으로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잔액은 487조3000억원이었다. 부가세 납부수요, 은행의 완화적 대출태도 등으로 증가폭이 커졌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전월보다 1조9000억원 증가한 195조4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4월 중 은행의 원화 기준 전체 기업대출은 전월보다 9조6000억원 증가한 650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조7000억원 증가했던 전월에 비하면 증가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반면 지난달 은행 수신은 1185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3000억원 감소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이 부가세 납부 수요 및 지방자치단체 재정집행자금 인출 등으로 4조6000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잔액은 366조3000억원이다.

정기예금도 기업들이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해 자금을 빼내면서 1조2000억원 감소한 55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341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1000억원 감소했다. 

한편 지난 3월 시중통화량을 뜻하는 광의통화(M2ㆍ평균잔액)는 전년동월대비 5.5% 증가한 196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재정집행 둔화로 정부부문에서 통화가 환수됐으나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민간신용이 늘어난 가운데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국외부문의 신용공급도 확대됐다"면서 "4월중 M2증가율은 전월과 비슷한 5%대 중반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