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천국’ 중국...짝퉁 교사자격증까지 등장

2014-05-08 10:54

현재 중국 최대 온라인마켓 '타오바오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짝퉁 교사자격증. [사진 = 타오바오몰 캡처]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짝퉁 천국’ 중국에서 최근 가짜 교사자격증까지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베이징칭녠바오(北京青年報)에 따르면 최근 중국 각지에서 임용고시 성적이 발표된 가운데 이와 함께 중국 온라인상에서 임용고시를 거치지 않고 취득할 수 있는 가짜 자격증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이 자격증은 온라인 대행업체가 주문 제작하는 방식으로 판매되며, 유치원부터 초등∙중등∙고등학교까지 다양한 종류의 자격증이 구비돼 있다. 가격은 초∙중∙고 등급에 따라 3500~6000위안(100만원)까지 다양하며 고등교육으로 갈수록 더 높은 가격이 매겨진다. 

소비자는 우선 30%~50%의 선불금과 함께 사진 등 관련 자료를 동봉하면 15~20일 이후 받아볼 수 있다. 자격증 제작이 완료되면 대행업체 직원이 이를 직접 구매자에게 전달하며 자격증 인증 홈페이지를 통한 확인작업을 거친 뒤 잔금을 지불하면 구매가 완료된다. 

가짜 자격증 수요 증가에 따라 대행업체도 크게 증가해 알리바바 그룹이 개설한 중국 최대 온라인마켓인 ‘타오바오몰’에서 ‘교사자격증 양성...합격 100%’, ‘홈페이지에서 조회가능’ ‘절대보장’ 등의 단어의 검색어를 입력하면 수십 개의 대행업체들 목록이 뜬다.

이 자격증은 실제 임용고시 합격자에게 주어지는 진품 자격증과 매우 흡사해 구분이 거의 불가능하고, 비밀 대화 창구 등을 통한 거래가 많아 단속이 어렵기 때문에 악용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공식 인증 홈페이지에서도 조회가 가능한 등록번호가 부여돼 가짜 교사 자격증을 통한 취업사기 등의 문제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일부 대행업체는 구매자가 현지 교육부에서 직접 자격증을 수령하게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업체 관계자는 "임용고시 성적이 이미 공표된 상태여서 관련 기관 내부 인맥을 통해 유효한 자격증 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구매자들은 "가만히 앉아서 받아볼 수 있는 자격증"이라면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증명서 번호를 조회할 수 있다"는 상품평을 남겼다. 

또 자신을 단골손님이라고 밝힌 일부 구매자는 "이 대행업체를 통해 이전에 회계사 자격증까지 구매한 적이 있다"면서 "이번에 교사자격증까지 주문하게 됐다"는 글을 남겨 중국의 가짜 자격증 판매가 암암리에 보편화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시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대행업체가 발급하는 가짜 교사자격증은 위법으로 교육부에서 인정하지 않는 자격증"이라면서 "이러한 가짜 자격증을 악용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5년간 교사자격증 취득 자격을 박탈당하며 법률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