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전과 후…JTBC '뉴스9'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
2014-05-07 15:27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와 언론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바뀌었다. 무능력한 정부와 진실을 오롯이 담아 내지 못하는 언론의 모습에 많은 국민이 실망했고 때로 공분했다.
차가운 시선 속에서 유일하게 환호를 받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손석희 앵커(보도부문 사장)가 진행하는 JTBC '뉴스9'이다.
사고가 발생한 당일 오후 JTBC는 적절치 못한 질문으로 대중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구조된 경기 안산 단원고 여학생에게 박진규 앵커가 친구의 죽음을 알고 있는지 물은 탓이다. 상황은 오후 9시가 되자 뒤집혔다.
이날 오프닝에서 손 앵커는 "30년 동안 갖가지 보도를 진행하며 배웠던 것은 재난보도일수록 사실에 기반해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무엇보다 희생자와 피해자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나도 많은 실수를 했고 지금도 더 배워야 하는 사람이다. JTBC는 오늘의 실수를 바탕으로 더 신중하게 보도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9월 JTBC '뉴스9'은 손석희가 앵커로 복귀한다는 소식에 많은 화제를 모았지만 1~2%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고 시청자들과 신뢰도를 쌓기 시작, 지난달 21일에는 4.39%(이하 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하더니 29일에는 5.4%까지 올랐다. 여타 종합편성채널의 메인 뉴스를 따돌린 것은 물론이고 MBC 뉴스데스크(5.4%), SBS 8뉴스(6.4%) 등 지상파를 위협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뉴스9'의 시청률이 큰 폭으로 상승한 이유는 무엇일까? 손 앵커의 묵직한 자리가 가장 큰 몫을 했다. 빨리, 먼저 보도하려는 다른 뉴스들이 방송사고를 낼 때 확실한 근거와 자료로 신뢰를 얻었다. MBC가 구조보다는 사망자 보험금을 정리해서 보도했고, KBS가 시체가 뒤엉켜 있다는 자극적 오보로 논란을 빚을 때 JTBC는 희생자 가족 편에 선 진심 어린 보도로 호응을 얻었다. 병가지상사의 선례가 된 것이다.
팽목항 현장에서 진행된 5일간의 뉴스 역시 손석희 앵커의 자리를 각인시켰다. 손 앵커는 5일 동안 같은 옷을 입고 뉴스를 진행했고, 시청자는 아픔을 함께하는 그의 신중함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냈다.
'뉴스9'은 국방부가 해경이 구조업체 언딘의 투입을 위해 UDT 투입을 막았다는 것, 해경이 초동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것도 집중 보도했다. 언딘과 해경의 밀착 관계가 연일 포털을 장식했다.
JTBC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지상파 뉴스에 뒤지지 않는 힘과 파급력을 얻었다. 사실보도와 진정성 있는 마음가짐, 당연하지만 실천하지 않는 기본기가 '뉴스9'의 위상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