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보고서] 카드대출, 다중ㆍ과다채무자 비중 늘어…부실 우려

2014-04-30 12:0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카드론 등 신용카드 대출 이용자 중 다중ㆍ과다채무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한국은행은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계층 이용 비중이 높은 카드대출의 경우 향후 거시경제 여건에 따라 부실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카드대출(카드론 및 현금서비스ㆍ리볼빙 포함) 이용자 중 20대 이하 및 저신용 자영업자 비중이 각각 24.0%, 26.9%를 기록했다. 20%대 초반 안팎인 여타 연령대나 임금근로자(19.3%)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다.

또한 대출금리를 보면 카드론 대출자의 30%, 현금서비스 차주의 63.0%가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개 이상의 신용카드 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복수카드론 대출자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복수카드론 대출자 비중은 2012년 말 29.2%로 2011년 말(29.8%)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지난해 말에는 30.3%로 다시 상승했다. 3개 기관 이상의 복수카드론 대출자 비중도 같은 기간 7.1%에서 7.7%로 높아졌다.

카드대출 이용자 중 여타 금융기관의 대출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다중채무자 비중은 지난해 말 68.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할부ㆍ리스금융회사 및 상호저축은행 대출과 카드대출과 동시에 보유한 대출자는 각각 18.6%와 8.3%에 이른다. 이들은 연체율 또한 각각 8.0%(신용카드사와 할부ㆍ리스금융사)와 12.4%(신용카드사, 저축은행)로 은행과 신용카드사 이용자(3.7%) 및 상호금융과 카드사 이용자(4.2%)보다 높았다. 상대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아울러 카드대출 이용자 중 원리금상환부담비율(DSR)이 40%를 넘는 과다채무자 비중도 지난해 말 24.5%로 은행(13.6%)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은은 "최근 '대출금리 모범규준 도입' 등으로 카드대출 운용수익률 하락압력이 높아지면서 수익성 제고가 쉽지 않은 가운데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인한 고객 이탈 등으로 영업기반도 약화될 수 있다"면서 "신용카드회사 경영건전성 유지 차원에서 카드대출 이용자에 대한 리스크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카드대출 이용자의 대부분은 고신용, 중소득 계층으로 파악됐다. 이용자 가운데 고신용(1~4등급)과 중신용(5~6등급) 비중은 각각 40.1%, 37.4%였고, 연소득 3000만원 이상인 대출자가 전체의 69.1%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30~40대 비중이 60.2%에 달했으며, 직업별로는 임금근로자(77.1%)가 자영업자(18.5%)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