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29일 '세월호참사' 대국민사과에 나설까
2014-04-28 15:46
청와대, 대국민사과 시기ㆍ형식 놓고 고심…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29일 대국민사과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진심어린 대국민사과를 통해 사태수습과 국정쇄신의 강한 의지를 밝힐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번 사고가 초대형 참사인 데다 정부가 사고 예방부터 초동대응과 수습 등 전 과정에서 난맥상을 드러낸 만큼 국정 최고책임자인 박 대통령이 진심어린 대국민 사과를 통해 사태수습을 책임져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정부의 부실 대응을 인정, 세월호 참사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고, 이를 수용한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국정의 전면 쇄신을 약속하며 대국민사과를 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적절한 시점에 사과를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12일이 넘도록 대통령의 대국민사과가 없었다는 점에서 ‘사과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사고 엿새째인 지난 2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참사에 대한 정부의 위기관리 난맥상과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을 강하게 질타했지만 대국민 사과는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또 사고 발생 이튿날인 지난 17일 실종자 가족들이 모인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해 가족들을 위로하고 정부의 신속한 조치를 지시하는 등 적극적 모습을 보였으나, 정부 대책의 혼선이 거듭되고 구조 작업 지연에 따른 비판여론이 고조된 이후에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정 총리의 사의 표명을 두고도 청와대와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 역시 결국 청와대로 쏟아지는 비판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이 아니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가 빠진 상태에서 정 총리가 먼저 사의를 표명하고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일의 선후가 바뀐 것이며 사과의 진정성도 높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권 내부에서도 정 총리 사의 표명 후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청와대 책임론으로 들끓는 국민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간접적 유감 표명’ 형식이라도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야권의 압박도 거세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형식과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100여명 이상의 실종자가 남아있고, 사고수습이 진행중임을 감안,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시기를 늦출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또 형식과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이 별도의 기자회견이나 대국민 담화라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통해 유감을 표명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 면에서는 진솔한 사과 외에 유사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국가재난시스템의 혁신과 관료사회 혁신, 대폭적인 개각을 통한 국정의 전면적 쇄신 등을 약속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