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시신 뒤바뀌고 안내주고… 사고 유가족 '두 번 운다'<속보>
2014-04-23 22:47
아주경제(진도) 강승훈 기자 = 침몰 여객선 세월호와 관련, 사고 유가족들로부터 정부의 늑장대응으로 팽목항에 시신의 발이 묶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 차례나 시신이 뒤바뀌고 인상착의를 엉터리로 제공하는 등 유가족을 두 번 울린 것도 모자라 재차 상처를 줘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오후 9시30분 전남 진도 팽목항 현장에서 한 유가족의 삼촌 A씨가 긴급 인터뷰를 자청했다. 이번 사고로 꽃다운 나이에 숨진 조카 이재욱(18ㆍ단원고교 2학년)군의 시신을 부모와 함께 확인했지만 대책본부가 11시간이 넘도록 인계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오른쪽 어깨 위 30㎝ 가량의 수술 자국과 그 안에 인공적으로 심은 철심이 봤다. 또 특정부위에 점이 자리했고, 맹장수술 자국도 선명했다. 일주일 넘게 실종됐던 터라 시신은 많이 훼손된 게 사실이지만, 영략없는 이군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검안의사는 이군을 부모에 즉각 인계하지 않았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검증 절차를 거쳐 판명하겠다고 알렸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DNA는 샘플을 채취해 검사기관으로 보내진 뒤 하루 가량이 지나서야 그 결과가 나타난다. 즉 빠르면 24시간 뒤에나 시신 인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A씨는 "살아 돌아오지 못한 자식의 모습을 보고 부모는 그 자리에서 실신했다. 신원확인 관계자가 시신이 한꺼번에 몰려 들어오다 보니 즉각적으로 확인이 불가하다"고 변명만 늘어놨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22구의 시신이 선박으로 들어왔는데, 3구만이 구급차에 실려 나간 것으로 안다. 부모의 심정은 헤아리지 않고 인력부족만을 탓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주장은 상당수의 주위 유가족들 역시 하루가 넘게 시신이 인계됐다고 밝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A씨는 밤 늦도록 이군의 시신 인계를 요구, 결국 오후 10시를 조금 넘겨 실종됐다 시신으로 돌아온 이군을 품에 안았다.
한편 정부 합동대책본부는 이날부터 팽목항에 검사와 검안의사를 배치, 간이영안실을 운영키로 하는 등 사고 가족들의 대응에 적극 나서겠다고 알렸으나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