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로 인쇄하는 전기 구동 종이 유체칩 개발

2014-04-22 12:01
신관우 교수팀, 저개발국 난치병 진단 키트 등 활용 가능 기술 연구

신관우 교수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국내연구진이 프린터로 인쇄하는 전기 구동 종이 유체칩을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신관우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권오선 교수와 충남대학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이 참여한 국내 연구진이 전기로 구동되는 능동형 종이칩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술은 향후 가정용 잉크젯 프린팅으로 종이에 병원균이나 오염물질을 탐지할 수 있는 키트를 인쇄하는 적정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돼 신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지 16일자 내부표지 논문에 선정돼 발표됐다.

미국 등에서는 종이나 플라스틱 같이 쉽게 제작하고 폐기할 수 있는 소재를 이용한 칩이나 센서가 연구성과로 소개되고 있지만 종이를 흡수재로 활용해 유체를 수동적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의 기존 칩은 반응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없는 것이 한계였다.

연구팀은 전도성 잉크를 이용해 혈액 같은 미량의 물방울을 일반 인쇄용지 같은 종이 위에서 전기로 구동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물방울의 이동시간과 이동방향 및 반응시간 등을 제어한 종이칩을 시연했다.

전도성 잉크는 기존 가정용 프린터에서 사용할 수 있어 여러 분야에 활용되고 개발된 종이칩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의 검출 등을 위한 센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전도성 잉크를 이용해 다양한 종이 위에 액체의 이동과 혼합, 화학반응 등이 이뤄질 수 있는 유체칩을 인쇄했다.

기존의 전자칩을 제작하기 위한 반도체 공정과 같은 청정실의 정밀한 공정 없이도 일반 종이 위에서 전기로 유체를 구동시킬 수 있는 장치를 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술을 활용하면 멸균된 시약, 전문가용 의료기기 및 전문 의료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저개발국가에서 급격한 전염병의 확산이나 박테리아에 의한 식수오염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진단으로 질병의 확산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관우 교수는 “연구 결과는 아프리카 등의 난치병이나 풍토병 검진에 활용하는 선진 적정기술에 경쟁할 적정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잉크젯프린팅을 이용한 종이칩 제작방법과 재활용된 잡지표면에 제작된 종이칩. 잉크젯 프린터에 그린 간단한 전기배선 패턴을 일반 가정용 프린터에 삽입한 전도성 잉크를 넣어서 출력하는 방법으로 종이칩을 제작한다(위 그림). 출력된 패턴을 표면 방수처리 및 보호막을 처리 한 후 전극을 가해 원하는 액체를 다양한 방향으로 제어하는 기구(가운데 사진). 종이칩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잡지나 재생용지에서도 가능함을 보여주기 위해 TIME지의 종이를 이용해 구동되는 종이칩을 제작한 사진(아래 사진, TIME지에서 로고 사용 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