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 "혼합형주택담보대출, 수익성 악화 유의해야"

2014-04-18 14:42

▲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시중은행장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왼쪽부터 홍기택 산업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이주열 총재, 권선주 기업은행장, 이건호 국민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아제이 칸왈 SC은행장. [사진출처=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시중은행장들은 최근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해 취급중인 혼합형주택담보대출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는 일정기간 고정금리를 적용하다 이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대출상품으로, 금융당국이 고정금리대출 취급 확대를 위해 은행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18일 중구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은행장들은 "가계부채 구조의 질이 악화되지 않도록 가계부채 동향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이들은 이어 "가계부채구조 개선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은행들이 혼합형주택담보대출 취급을 확대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은행 수익성이 악화되거나 금리변동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해 은행장들은 "수출이 견조한 가운데 투자 및 소비도 기복은 있으나 전반적으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완만하게나마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봤다.

다만 경제성장세가 실질적으로 체감되기 위해서는 산업간, 업종간 그리고 수출과 내수 간 격차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이주열 한은 총재는 한은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경제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이 총재는 "(경제전망 발표는)통화정책이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전망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만큼 경제주체들이 향후의 정책방향을 예측해 의사결정의 준거로 활용해 달라는 뜻이 있다"고 말했다.

회의에 앞서 이 총재는 모두발언을 통해 세계경제의 이슈가 바뀌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다녀온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회의'의 논의 내용을 전하며 이 총재는 "그 전에는 위기 대응, 금융안정을 논의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세계경제 성장세를 확대하느냐 하는 것으로 세계경제 이슈가 전환이 됐다"며 '대전환(Great Transition)'이라는 표현을 인용했다.

세계경제 성장주도 세력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넘어간 것도 또 하나의 전환이라고 꼽았다.

아울러 그는 진도 여객선인 세월호 침몰 사고를 '가슴아픈 일'이라고 지칭하며 "많은 젊은이들이 구조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는 이건호 국민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김주하 농협은행장, 홍기택 산업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아제이 칸왈 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 이원태 수협 신용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전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미래저축은행 부당 지원 혐의로 중징계를 받은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