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구조 작전 가로막는 '서해의 거센 조류'

2014-04-18 14:48
서해, 바람ㆍ조류 세계에서 3번째로 거센 바다…해저잠수 세계기록 보유자도 실종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여객선 세월호 실종자들의 수색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사고 해역인 서해의 거센 조류 때문이다.

18일 해경에 따르면 이날 새벽 0시 30분부터 무인로봇은 사고 선박 주변 보트에 대기시켰지만 파도와 물살이 거세지면서 이날 오전 8시 30분 현재 바닷속으로 투입을 못 하고 있다.

서해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조류가 강한 바다로 알려져있다. 

세계 최초로 308m를 잠수해 해저잠수기록을 갖고 있던 영국 다이버 존 베넷이 2004년 실종된 곳도 전북 부안 앞바다였다.

그는 조류에 휩쓸려 실종된 후 시신도 발견하지 못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맹골수도의 유속은 3노트에 달한다.

3∼4노트의 조류는 태풍이 불 때 성인이 빌딩 꼭대기에서 맨몸으로 바람을 맞는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여기에 물은 공기 보다 14배나 저항을 더 받는다.
 

서해의 거센 조류때문에 세월호 함체에 대한 수색이 늦어지고 있다. 사진은 사고수역 모습.


바닷속과 선체 상황은 잠수사에게 더 불리하다.

바닥이 자갈과 함께 펄밭이어서 물살까지 빠른 곳에선 손전등을 켜도 30㎝ 이상 시야 확보가 어렵다.

600톤급에 불과했던 천안함보다 10배나 큰 7000톤에 달하는 세월호에 진입해도 잠수사들이 손으로 하나하나 직접 만져보면서 전진해야 한다. 

선체에 진입해 미로 같은 내부 통로에서 생존자를 찾아내는 것도 말처럼 쉽지 않다. 

어두운 선체 안을 더듬어가며 이동하지만 배 구조가 복잡하고 안에 떠다니는 부유물과 구조물이 위험한 장애물이 되기 때문이다.

전문 훈련을 받은 대원에게도 이런 조건은 공포스럽다는 게 잠수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잠수 장비가 구조물에 부딪힐 수 있고 공기 밸브가 저절로 잠겨 질식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정상적인 잔잔한 바다에서 잠수하면 공기통으로 1시간30분을 버틸 수 있지만 이런 악조건에서는 호흡이 빨라져 머물 수 있는 시간이 40분 내외에 불과하다. 

수색에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는 이유다. 

이런 바다속 조건을 감수하고 해군 잠수사들은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안전 규정을 넘나들며 잠수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