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15억 중국 소비자 잡아라"

2014-04-13 15:59

아주경제 전운ㆍ김선국 기자 = 중국을 잡기 위한 토종 주류업체들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저도주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15억 인구를 충성고객으로 잡겠다는 전략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한국 드라마 열풍 등 한류가 더욱 확산되면서 국산 맥주의 중국 수출액이 대폭 증가하는 등 한국 술에 대한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이같은 한국 술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국내 주류업체들이 적극적인 공세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는 ‘명품진로’ 등 도수를 낮춘 소주와 맥주로 90조 중국 주류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는 2017년까지 수출액 2500만 달러, 대 중국 주류 수출 점유율 50%(2012년 기준 43%)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하이트진로가 중국 시장에 수출하는 소주 제품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동일한 20.1도 참이슬 클래식과 19도 참이슬, 중국에서만 판매되는 30도 명품진로 등이다. 이들은 일반 중국 백주(알코올 도수 52도 수준)에 비해 순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으로, 하이트진로는 독한 백주에 길들여진 중국 소비자들에게 초저도술이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또 해마다 증가하는 중국 맥주 시장을 겨냥해 맥주 수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국 내 한국산은 수입 맥주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상황에서 프리미엄 제품 입지를 최대한 부각시켜 ‘저도 고급 맥주’로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에는 유럽산 호프를 주 원료로 부드러운 거품과 깔끔한 끝맛을 살린 2.8도의 맥주를 출시했으며 3.5도의 저칼로리 맥주 ‘골드 프라임’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알코올 도수 5도의 제품도 준비 중에 있다.

국내 맥주시장에서 점유율 1위 ‘카스’를 보유하고 있는 오비맥주도 중국 시장 도전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오비맥주는 세계 맥주의 격전지인 홍콩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블루걸’을 OEM 생산하며 중화권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노하우를 키워왔다.

지난 2012년에만 오비맥주가 홍콩으로 수출한 ‘블루걸’ 물량은 411만 상자(500ml 20병 기준). 홍콩에 사는 성인 1인당 한해 평균 500ml 짜리 ‘블루걸’ 14병 정도를 마신 셈이다.

특히 지난 2010년부터는 가벼운 맛을 좋아하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알코올 도수를 4.5도로 낮춘 또다른 ‘블루걸’을 제조해, 홍콩 블루걸 판매기업인 젭센을 통해 중국본토에 판매하고 있다.

특히 오비맥주는 최근 벨기에 맥주회사인 AB인베브에 재인수됨에 따라 한국을 거점으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 공략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세계 맥주판매 1위 기업 AB인베브가 출시하고 있는 수백여종의 맥주를 한국을 통해 중국 시장에 공급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오비맥주는 이미 버드와이저와 호가든 등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AB인베브의 생산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처음처럼'으로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롯데주류도 북경, 산동, 광동으로 한정됐던 중국 내 판매망을 중경, 하남, 하얼빈으로 확장해 현지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롯데주류는 아울러 연초부터최고급 수제 청주인 '설화'와 '고려 인삼주'를 새롭게 수출하면서주종의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이와관련, 주류업계 관계자는 “50도가 넘는 고도주를 즐기던 중국인들이 이제는 저도주로 입맛이 돌아서면서 한국 주류기업들이 중국을 공략한 기회가 생기게 됐다”며 “향후 90조원에 이르는 중국 주류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약진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