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한국은행이 은행 감독해야"…금리인상 시점은 연말
2014-04-14 08:01
"정부 간섭 적어야 창조경제 성공"
국제 금융시장도 불안하다보니 우리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은 시점이다. 이같은 금융권 이슈들에 대한 금융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해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을 만났다.
오 회장은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 외환연구팀장 통화연구실장, 금융경제연구원 부원장, 독일 IFO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동남아중앙은행 조사국장, 고려대학교 교수, 한국국제금융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한국은행에 단독조사권 필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은행에 단독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일단 금융위기 이후 금융감독 추세는 분권화와 전문화라는 게 오 회장의 분석이다.
또 금융감독체계 개편 방향으로 △금융감독의 독립성 확보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의 분리 △국내외 금융정책 조화 도모 △감독의 분권화와 전문화 △건전성규제 강화 △중앙은행 금융안정기능 강화 △소비자보호 강화 △감독당국의 책임성 투명성 제고 △감독당국간 유기적 협조체계 구축 △감독제도의 국제적 정합성 제고 등을 제시했다.
오 회장은 “이같은 개편방향에 따라 현행 금융감독원의 기능 중 은행과 제2금융권 감독은 한국은행에 신설되는 금융건전성감독원으로 이관할 필요가 있다”며 “증권, 보험, 파생상품 감독은 재편되는 금융감독원 조직인 금융시장감독원이 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치 우려가 있는 금융위원회를 해체해 국내금융 정책기능을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정책기능과 통합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시장 감독기능은 금융시장감독원의 금융시장위원회에, 금융건전성감독기능은 금융건전성감독원의 금융건전성감독위원회에 이관하는 식으로 개편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간섭 적어야 창조경제 성공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점은 정부의 간섭이 적어야 창조경제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간섭이 적어야 민간자본이 진정한 벤처기업에 지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 회장은 “2000개가 설립되면 그 중 5개도 성공하기 힘든 게 벤처기업일 정도로 벤처는 리스크가 정말 크다”며 “그런데 관료들이 관여하면 민간자본이 어느 정도 안정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안정성이 높은 기업은 진정한 벤처가 아니다”며 “실리콘밸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관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노동시장의 근본적인 개혁도 주문했다. 오 회장은 “젊은이들이 창업에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가 실패했을 때 나이만 먹고 취업을 할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이라며 “창업을 했다 실패한 것은 좋은 경험인데도 아직 그런 인식이 자리 잡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말 금리인상 고려해야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선 연말을 꼽았다. 오 회장은 “6개월 후 GDP갭률이 1, 물가상승률이 3.5%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 금리인상 적기”라며 “그 시기가 연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테이퍼링과 신흥국을 면밀히 모닝터링할 것을 주문했다. 일본 아베노믹스의 동향,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과 위안화 동향도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오 회장은 “미국 통화정책의 정상화에 최소 3년, 뒤이어 유럽과 일본의 정상화 등 글로벌 유동성 수축에 4~5년은 걸릴 것”이라며 “그 기간 동안 우리는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해 위기에 전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원화가치를 엔화에 대해 고평가시켜서는 안되며, 금리도 과도하게 인상하면 안된다”며 “1997년과 2008년 때와 마찬가지로 위기 전 고금리ㆍ저환율 혼합 정책을 추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