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10일 일부 성형외과에서 비전문의 대리 수술과 마취제 대량 투여를 위한 의사면허 대여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의사회는 이날 서울 이촌동 대한의사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랜드성형외과 등 여러 성형외과에서 잇따라 발생한 성형수술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의사회에 따르면 성형외과들은 각종 광고를 통해 이른바 ‘유명의사’를 만들어 환자에게 그 의사가 수술할 것처럼 하면서 상담을 하지만 실제론 ‘쉐도우닥터’로 불리는 대리 의사가 들어와 수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경우도 있었다. 우리나라 성형외과를 찾는 외국인도 대리 수술 의사 존재를 알고 있을 정도로 이런 행위는 만연했다.

과도한 마취 문제 역시 이로 인해 발생했다. 대리 의사가 수술을 하려면 환자를 속이기 위해 대량의 수면마취제를 투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양의 수면마취제를 유통하기 위해 의사면허를 빌려 병원을 개설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불법 행위를 숨기려고 면허대여자를 바꿔가며 병원을 운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나왔다.

성형외과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들은 과도한 근무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직원이 퇴직하면 자격증이 없는 간호조무사 학원생이 업무를 대신하기도 했다.

의사회는 “일련의 사건들을 미연에 예방하지 못한 점에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며 “국민 건강과 생명에 위해가 될 수 있는 성형사고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건전한 성형문화와 올바른 의료환경 마련에 노력해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리수술 의사에 대한 법적 대응과 과대광고 자율정화, 신고센터 개설 등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