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즐겁다…방송·통신 서비스에 부는 무제한 열풍

2014-04-03 10:59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방송·통신 무제한 서비스 바람으로 소비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를 비롯해 통신·방송 업체들이 무제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과 다르게 사업자들은 무제한 서비스로 수익 감소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책정하는 이동 통신사업자의 경우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더 크다.

방송·통신 업체들이 수익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는 이유는 점점 치열해져가는 시장 경쟁 때문이다. 서비스 품질이 상향평준화된 지금의 시장에서 기존의 상품만으로는 고착화된 시장 판도를 뒤집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통 시장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무제한 요금제를 가장 먼저 들고 나온 것도 이 같은 이유가 작용했다. LG유플러스는 음성통화는 물론 문자와 데이터까지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LTE8 무한대 요금제’를 지난 2일 출시했다.

이 날 출시 간담회에서 이상철 부회장은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계기로 경쟁사의 시장 점유율 50%를 무너뜨리는 시기를 묻는 질문에 말을 아꼈지만 “달성된 뒤 말씀 드리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같은 날 SK텔레콤과 KT도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순차적으로 예고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SK텔레콤은 ‘LTE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3종’ 출시를 이 날 오전에 발표하면서 시장 수정 의지를 분명히 했다. KT도 이 날 저녁 서둘러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2종을 오는 7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 통신뿐만 아니라 유선전화와 방송에서도 무제한 바람이 불어 닥쳤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1일 고객이 유선 집전화를 신규 이용할 때 최저 월 2000원으로 자사 고객 간은 무제한 통화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단 타사 가입자와는 월 최대 5000분 무료 통화를 제공한다. SK브로드밴드 기존 ‘B끼리 통화 무제한’에 이어 이번 상품으로 유선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송 시장에서도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본격화됐다. KT는 올레tv를 통해 지난 31일 약 8100편의 영화와 미국 드라마를 제한 없이 시철할 수 있는 ‘프라임 무비팩’을 내놨다. 올레tv 측은 “기존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월정액 서비스가 제공하는 콘텐츠가 최대 500여편에 그친 것과 달리 8100편을 제공한다”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무제한 서비스 열풍이 자칫 부실 서비스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무제한 서비스는 이전과 다른 많은 데이터 등을 처리해야 하는 설비와 작업 인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이를 부실하게 준비할 경우 사업자는 시장을 잃고 고객은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