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신임 총재 "한은 조직문화 돌아봐야"
2014-04-01 09:3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신임 총재는 1일 한은의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바꿔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오전 이 총재는 취임사를 통해 "어느 조직이든 다른 조직과 구분되는 사고와 행동유형을 갖고 있기 마련인데 밖에서 볼 때는 이러한 것이 환경변화를 애써 외면하는 조직 이기주의의 한 형태로 비쳐질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시 해 왔던 사고체계나 업무처리 방식이 적절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중앙은행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시기"라며 "고정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과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총재는 국가 경제에 대한 정책대안 모색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그는 "한은이 국가 정책기관인 만큼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늘 직시하면서 정책대안을 모색하는 데 적극적인 자세를 지녀야 한다"면서 임직원들에게 전문성을 키울 것을 강조했다.
임직원 간 신뢰를 높이고 격의없이 소통하는 직장문화를 조성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밝혔다.
총재로서 향후 한은을 이끄는 데 있어 중점을 둘 사항으로는 한은의 위상 제고, 신뢰 회복 등을 꼽았다.
이 총재는 "경제구조와 대외환경의 변화에 상응해 한은의 역할과 책무가 재정립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현행 통화정책 운영체계가 물가안정 뿐 아니라 금융안정과 성장 또한 조화롭게 추구하라는 국민의 시대적 요구를 담아낼 수 있을지 깊이 연구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한은의 역할 범위가 넓어진만큼 정책목표나 정책수단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진지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한은은 보다 발전된 중앙은행의 모습을 갖춰 나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이 총재는 국민으로부터의 신뢰 회복을 위한 소통을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통화정책의 핵심은 경제주체의 기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으며, 이는 중앙은행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만 실현가능하다"면서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 운용과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책효과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조직 및 인사관리에 대해 그는 "현행 경영관리 시스템이나 업무수행 방식의 효율성을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간 내부경영 부문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개혁조치 가운데 긍정적인 면은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그러나 도입 취지와 달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는 등 부작용을 드러낸 조치가 있다면 조속히 개선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를 위한 작업에 곧바로 착수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임 김중수 총재의 개혁 조치 중 긍정적인 부분은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인사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쌓아 온 실적과 평판이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원칙을 발판삼아 다양성과 개방성도 꾸준히 추구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