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만약 당신이라면? 성폭행 당한 딸을 위한 아버지의 복수 ‘방황하는 칼날’
2014-03-31 17:25
[사진=영화 '방황하는 칼날' 포스터]
박씨는 자신의 딸(15)에게서 김군에게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격분한 박씨는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흉기를 미리 준비했다. 김군은 사망했고 박씨는 사건 발생 한 시간 뒤 자수했다. 김군이 실제로 성폭행을 했는지는 조사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살해된 남학생의 누나가 쓴 항변글이 올라와 충격을 주기도 했다.
누나는 김군과 박씨의 딸이 서로 사귀는 사이였고, 먼저 성관계를 제안한 것이 박씨의 딸이라는 것, 그리고 성관계 후 돈을 요구했다는 게 글의 골자다.
[사진=영화 '방황하는 칼날' 스틸컷]
상현은 딸의 주검 앞에서 주저앉고 만다. 믿고 싶지 않았던 현실이 성큼 다가왔다. 맞아서 부은 얼굴, 부러진 손톱. 수진이는 또래 학생 3명으로부터 납치를 당했다. 철용과 두식은 아버지의 차를 끌 수 있었던 민기를 이용해 수진을 납치해 버려진 동네 목욕탕으로 끌고 갔다. 마약과도 비슷한 것을 먹이기까지 했다.
[사진=영화 '방황하는 칼날' 스틸컷]
비교적 죄가 적었던 민기는 전단지를 보고 상현에게 익명으로 문자를 보냈다. “범인은 철용과 두식, ○○-○○번지 입구 옆 화단 밑에 열쇠 있음. 줄무늬 상자 안에 영상도 있음.”
상현은 반신반의하면서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철용의 집을 찾아갔다. 상현이 집에 들어간 뒤 철용이 들어왔고 문제의 동영상을 보면서 ‘낄낄’ 웃는 모습을 본 상현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철용이 피투성이로 쓰러진 뒤. 상현은 두 번째 용의자 두식을 찾아 나섰다. 현장을 찾은 억관은 직감적으로 상현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상현과 두식을 수배한다.
[사진=영화 '방황하는 칼날' 스틸컷]
평범했던 ‘아버지의 추격’은 처절했다. 슬하에 아들뿐인 정재영의 ‘혼이 실린’ 연기는 때로는 공감 가게 만들었다. 과연 나라면? 내 딸이 성폭행을 당한 것도 모자라 목숨까지 잃었다면?
명품배우 이성민의 형사 연기는 압권이었다. 정재영과 함께 등장하는 장면들은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사진=영화 '방황하는 칼날' 스틸컷]
영화는 보는 내내 씁쓸함을 자아낸다. 요즘 청소년들의 일탈행동들과 솜방망이 처벌, 이를 악용하는 청소년들의 범죄의 악순환이 현실 그대로 녹아 있다.
‘백야행’ ‘용의자X의 헌신’의 원작자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방황하는 칼날’은 오는 10일 개봉한다. 청소년은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