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동부그룹 구조조정 속도… ‘시작이 반’
2014-03-26 08:50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유동성 부족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현대그룹과 동부그룹이 자구계획 실행에 속도가 붙었다.
현대그룹의 경우 LNG 사업부 매각 등으로 1조5000억원대의 자금 조달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동부그룹도 제철공장과·하이텍 등 매각이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그룹 팔 수 있는건 다 판다
26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한 현대그룹은 3개월여 만에 목표액의 절반 수준인 1조5천400억원에 달하는 실행방안을 구체화했다.
특히 알짜로 손꼽혀온 현대상선의 LNG 운송사업부문울 1조1000억원에 매각하는 등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NG 운송부문은 10척의 LNG선이 가스공사와 최장 2028년까지 장기운송계약이 돼 있는 사업이다.
또 지난달 부산신항터미널의 재무적 투자자를 교체하면서 500억원의 추가 자금을 확보했고, 지난해 12월에는 1만8097개의 컨테이너박스를 563억원에 매각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현대저축은행 등 금융 3사 매각이다.
이들 회사 매각은 산업은행이 설립하는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기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사모투자펀드(PEF)를 만들어 현대증권을 인수하면 인수 후 6개월간 매각이 금지돼 공개매각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특수목적법인을 만들어 지분 이전 등 매각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빠른 시나리오다.
현대그룹은 이밖에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애초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려 했으나 지분 일부를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방법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다양한 안을 찾고 있다.
그동안 자구계획의 발목을 잡아온 현대엘리베이터의 파생상품 계약도 다음 달 만기가 도래하는 넥스젠캐피탈과의 계약 3건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는 등 점차 계약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게 현대그룹의 전략이다.
◆동부그룹 구조조정에 ‘속도’
동부그룹도 핵심 계열사인 반도체업체 동부하이텍 매각과 관련해 매각안내서를 국내외 5개 업체에 곧 발송할 것으로 알려져 매각에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또 화두가 되고 있는 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 지분 매각도 조만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동부그룹이 지난해 11월 17일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매물은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지분,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발전당진 지분, 당진항만,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동부팜한농 유휴부지(울산·김해) 등이다.
그밖에 동부특수강 기업공개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현재 실현 단계에 이른 것은 3000억원에 이르는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매각이다. 큐캐피탈파트너스와의 협상이 무위로 그친 이후 새로운 우선협상대상자로 KTB PE가 선정됐다.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지분은 패키지로도 묶여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개별 매각도 검토될 수 있다.
동부하이텍은 매각안내서가 발송되면 인수의향서(LOI)를 받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는 것으로 매각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매각안내서는 미국과 독일업체 등 3곳과 국내 기업 중 LG사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