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 정부가 무분별한 조세 감면 요구나 일몰 이후 관행적으로 감면을 연장하는 사례를 줄이기로 했다. 

정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2014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을 의결한 결과, 비과세·감면 신설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내년부터 연간 100억원 이상 비과세·감면(의원 입법 포함) 신설은 전문연구기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하고, 일몰이 도래한 조세 감면 제도의 경우 지속하려면 심층평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부처가 비과세·감면 신설을 건의하려면 이에 상응하는 기존 비과세·감면 축소 대안을 제시하는 페이고(PAYGO) 원칙도 적용하기로 했다.

한시적 조세감면 제도의 적용기한은 3년 단위로 설정하되 필요한 때에만 5년까지 늘려 잡기로 했다. 세율도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최저한세로 적용할 예정이다.

투자나 고용 등 정책 목적을 위한 세액공제율은 근로소득 관련 세액공제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10% 이내로 설정하기로 했다.

분야별로는 근로장려세제(EITC)를 확대하고 자녀장려세제(CTC)를 도입하기로 했다. 면세유 및 농지 등 양도세 특례를 개선하며 저축지원은 서민이나 취약 계층에 집중되도록 개편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이나 벤처, 지방 이전 및 지방 투자 기업, 기업 구조조정 관련 조세 감면은 유지하거나 강화하기로 했다. 지방 투자나 서비스 산업 등 고용과 연계된 투자를 위한 조세감면 지원은 늘어난다.

연구개발(R&D) 지원은 기업 규모별로 세제 지원 수준을 달리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 차원에서 글로벌 기업 본부나 R&D센터 등에 대한 조세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공약가계부상 2017년까지 18조원의 세입을 확충하기 위해 올해 세법개정으로 약 3조원 세수를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전체 비과세·감면은 230개 33조2000억원 상당으로 작년 보다 4000억원 줄어든다.

이에 따른 국세감면율은 올해 13.3%로 지난해의 14.3%보다 1%포인트 낮아진다.

수혜자별로 나눠보면 개인 감면액은 21조5000억원으로 65%, 기업 감면액은 10조9000억원으로 33%다. 개인 감면액 중 60.7%가 서민·중산층에, 기업 감면액 53.6%가 중소기업에 귀속된다.

전체 비과세 감면은 230개 33조2000억원으로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비과세 감면은 53개, 7조8000억원 상당이다.

기재부 류양훈 조세특례제도과장은 “심층평가와 예비타당성 조사제도가 본격 도입되는 2015년 이후에는 조세 감면을 무분별하게 요구하거나 일몰 이후에도 관행적으로 감면을 연장하는 사례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는 4월말까지 각 부처로부터 조세감면 의견서·건의서를 제출받아 부처 간 협의 등을 거쳐 세법개정안에 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