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그들은 정말 모르는 것일까

2014-03-24 14:45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최근 한 기사와 관련해 여러 차례의 전화를 받았다. 얼마 전 한 이동통신사와 컨소시엄의 사업성과가 부진하다는 보도가 나갔는데 이에 대한 반박과 해명 전화였다. 그 중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아프리카TV의 전화가 단연 최고였다. 아프리카TV 측은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배후세력이 있는 것 같다는 억측도 내놓았다. 사업 부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기업의 심정은 이해한다. 해당 이통사와 저작권 협약 과정에서 혈연관계가 작용했다는 관계자의 멘트에 속이 쓰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사작성에 배후를 논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 아니었을까.

이어 이 담당자는 “점심 드시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시라”라는 말도 전했다. 점심시간 인사치고는 꽤나 특이해 기억에 남는다. 아프리카TV는 사업부진이라는 단어를 배후세력이라고 읽은 것일까? 사실관계를 차분히 설명하기보다 배후세력이나 법적대응을 거론하는 이들에게 먼저 곰곰이라는 단어를 권하고 싶다. 곰곰이 생각할 시간이 없다면 자신들이 추천한 점심시간을 권해주고 싶다.

왜냐하면 아직 이들은 점심시간에 곰곰이 잘못을 곱씹어 본 적 없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는 온라인에서 별창의 선정성과 먹방의 가학성으로 대표된다. 아프리카TV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을 표방하지만 실상은 다른 것이다. 이 중심에는 아프리카TV에서 통용되는 온라인 화폐 개념의 별풍선이 있다. 별풍선이 500개 이상이면 이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개인방송 진행자(BJ)들 중에는 더 많은 별풍선을 받기 위해 자극적인 콘셉트를 택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포털에는 이들의 도를 넘은 노출 혹은 가학성을 담은 영상이 돌아다닌다. 이를 옹호하는 팬들도 많지만 이를 비판하는 이들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아프리카TV는 자신들의 플랫폼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눈을 감은 모양새다. 지난 한 해 점심시간은 365번이나 있지만 아프리카TV는 이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200번이 넘는 점심시간이 남아있다. 아프리카TV가 그들이 추천한 점심시간을 보람 있게 활용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