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세탁기' 조성진 LG전자 사장, 이번엔 청소기로 일 낸다
2014-03-21 11:28
일렉트로룩스·다이슨 등 선진 가전업체 안방 '유럽'에서 첫 공개
조 사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 'LG이노페스트'에서 올해 주요 전략 제품인 청소기를 직접 소개하기 위해 무대에 섰다. 일렉트로룩스∙밀레∙보쉬∙다이슨 등 선진 가전 브랜드의 본 고장인 유럽에서 프리미엄 청소기를 처음 선보이며 이들 업체와의 정면 승부에 나선 것이다.
이날 조 사장이 소개한 제품은 핸디형과 스틱형을 결합한 무선 투인원(2 in 1) 청소기로 LG전자가 자체 역량으로 개발해 생산, 판매하는 첫번째 프리미엄 제품이다.
LG는 이 제품에 충전 시간에 비해 작동 시간이 짧다는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해 교체 가능한 리튬 이온 배터리를 적용했다. 기본 작동할 경우 평균 35분간 사용할 수 있으며 스틱형과 핸디형 청소기에 각각 배터리를 별도 탑재해 최대 70분간 청소할 수 있다. 또 주로 사용하는 여성 소비자들의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무게는 2.7kg으로 줄이고 슬림한 디자인을 채용했다.
업계에서 '미스터 세탁기'로 통하는 조 사장은 지난 1976년 LG전자 세탁기설계실에 입사한 이래 줄곧 세탁기 한 분야만 판 세탁기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LG전자를 세계 1위 세탁기 기업으로 견인하는 데 일조한 '다이렉트드라이브(DD) 시스템'도 그의 손을 거쳐서 나왔다.
지난 2012년 말 LG전자 생활가전 수장으로 임명된 이후에는 세탁기의 '1등 DNA'를 전 사업군으로 확대하며 LG전자 브랜드 파워를 향상시키는 데에 주력해 왔다.
특히 조 사장은 지난해 청소기 사업을 세탁기 사업담당 산하로 이관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CES)에서도 "세탁기 냉장고에 이어 청소기 사업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생활가전 1위로 올라서겠다"며 청소기 사업 확장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처럼 조 사장이 프리미엄 청소기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2015년 글로벌 생활가전 1등' 달성을 위해 청소기 시장 선점은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0년 동안 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백색가전에서 괄목할만한 실적을 올렸지만 청소기 등 소형가전에서는 유럽 업체에 밀려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신제품 공개는 국내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을 지배하는 일렉트로룩스·다이슨·밀레 등 유럽 선진 브랜드의 안방 시장인 유럽에서 이뤄졌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며 "올해는 LG 가전 브랜드 파워 1등 달성을 위해 전 사업 역량을 극대화 시키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