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갑' 남북 간의 '틀림' 아닌 '다름' 말한다

2014-03-19 16:40

이만갑 [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탈북 미녀들과 함께 남과 북의 생활과 문화 차이를 이야기하는 '이만갑'이 배우 박은혜의 합류로 더욱 훈풍이 불고 있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남북 간의 화합도 모색한다.

19일 서울 서린동 채널A 오픈스튜디오에서 열린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하 '이만갑') 기자간담회에는 MC 남희석, 박은혜와 패널 김영철, 이진민 PD가 참석했다.

'이만갑'은 그동안 언론 노출을 꺼려했던 탈북 여성을 대규모로 출연시켰다. 탈북자가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일상과 실상을 거침없이 이야기하면서 시청자들은 가깝지만 먼 북한을 점차 알아간다. 사실 북한은 분단의 아픔과 함께 우리가 알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이날 남희석은 "'이만갑'을 통해 주민들의 아픔이나 생활을 이야기하고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외신이나 일본에서 북한 인권이나 북한 자체의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현상황을 짚었다.

알게 모르게 북한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6일부터 '이만갑'에 합류하게 된 박은혜는 "녹화를 두번 밖에 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내가 북한과 북한 주민, 탈북자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알고보면 이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친근한 친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영철 역시 "영어를 공부할 때는 인종이 다르니 문화와 언어의 다름을 인정하게 된다. 하지만 북한은 우리와 얼굴이 같지만 억양과 문화가 너무 다르다. 그렇다보니 녹화를 진행하다보면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만갑'은 종합편성채널의 최장수 간판 프로그램이자 세계 유일의 탈북자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진민 PD는 "통일이 되면 프로그램 제목이 실현되는 것"이라면서 "시청자들이 관심만 가져준다면 이번 세대에서는 프로그램이 계속 돼야 할 것"이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만갑'은 자유를 찾아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기고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들의 입을 통해 생사를 넘나든 극적인 경험을 이야기할 때면 출연자나 시청자 모두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하지만 그만큼 소재는 민감하다.

이진민 PD는 "외압은 없지만 탈북 미녀 중 가족이나 친구가 아직 북한의 있는 경우 불안해할 때는 있다. 시국이 시끄러우면 동요도 일어난다. 다들 가명으로 출연하고 있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은 항상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혹시 일어날 일에 대한 걱정 때문에 여러 곳에 자문을 구한다. 보안에도 신경쓰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만갑'은 해외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즈는 한국 사람들에게 폐쇄적인 북한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 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남북 소통의 장이 된 '이만갑'이 북한과 남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들을 더욱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