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세종시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한 아파트가 정상 수준보다 최대 50~60% 적게 철근을 넣어 부실시공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아파트 공사 하청업체가 원청업체에 불만을 품고 고의로 부실시공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격화될 전망이다.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의 계약해지 소송 등도 우려된다.

19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지난 17일 세종시 1-4생활권 L5~8블록에 들어서는 ‘세종 모아미래도’(723가구)에 대해 비파괴검사를 통한 철근배근 간격을 측정했다.

한국시설안전공단이 아파트 15개동 중 4개동 20개소에 대해 샘플 조사한 결과 16개소가 벽체 수평철근 실제 배근간격이 설계보다 넓게 배근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평철근 배근간격이 넓으면 흔들림에 취약에 내진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1개소는 설계상 12cm로 공사해야 하는 철근 배근간격을 30cm로 공사했다. 설계상 간격보다 두 배 이상 넓게 철근을 배치한 것이다. 3개소는 12cm 간격을 11~13cm 넓게하거나 20cm를 10cm 넓게 배근해 불일치율이 48~50%에 달했다. 이밖에 26~34% 불일치는 4개소, 10~20%는 6개소, 10% 미만은 2개소로 조사됐다.

이 같은 부실시공은 하청업체인 청화기업이 공사 도중 하도급액 증액을 빌미로 고의로 한 것으로 행복청은 보고 있다.

홍형표 행복청 차장은 “공사 도중 협상결렬에 불만을 가진 청화기업이 고의 부실시공 후 언론에 제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불공정 관행 등 갈등이 있었는지, 시공 과정에서 감리가 허술했는지 등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선 행복청은 이 아파트 전체에 대해 시설안전공단 등에 의뢰해 정밀구조안전진단 및 보수보강을 시행할 계획이다. 철근배근 시공 상태 점검 후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된 부분은 구조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구조전문가로 자문단을 구성해 진단결과 검토 및 보완시공 등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홍 차장은 “안전진단 및 보수보강 전 과정에서 입주 예정자 대표가 참관토록 하는 등 입주자들이 안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업주체 및 시공사(현장대리인 등), 감리자(총괄감리원 등)에 대해 부실공사 책임을 물어 주택법에 따라 고발 조치하거나 영업정지, 부실벌점 부과 및 감리회사 면허취소 등 행정제재를 등록관청에 요구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 시공사는 모아종합건설, 감리업체는 원양건축·담건축이다.

하도급업체에 대해서도 하청업체의 등록관청에 영업정지 및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요청키로 했다. 고의나 과실로 부실 시공한 경우 1년 이내 기간을 정해 영업정지나 5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게 된다.

또 시공사의 행복도시내 다른 현장 2개소도 설계도면대로 시공됐는지 철근배근 등 시공상태를 점검하고 현재 행복도시내 공사 중인 전체 공동주택도 철근배근 시공 상태를 점검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