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천리마를 가려낼 백락이 필요해

2014-03-21 14:06

지난 13일 폐막한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베이징 = 중궈신원왕]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 1월 유학시절 알고 지낸 중국 친구가 한국을 찾았다.

중국 허베이(河北)성의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친구는 한파보다 무서운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반(反)부패 칼바람에 수입이 절반 이상 줄었다며 부패 호랑이(고위관료)와 파리(하위관료) 척결을 위한 칼날이 기층 공무원에게까지 향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 중국 정부의 영향력을 새삼 실감케 하는 순간이었다.  

시 주석은 취임 직후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지난 25년간 달성한 수치의 5배가 넘는 고위관료를 단 1년여 만에 부패혐의로 처벌했다. 올해도 부패분자에 대한 무관용 정책을 통해 더욱 강도 높은 반부패 정책을 펼치겠다며 대대적인 선전포고를 했다.

‘꽌시’(關係·관계)로 이뤄지는 인사관행과 당의 주요간부가 추천하는 '백락상마(伯樂相馬)'식 용인방식은 ‘부패 관료’라는 폐단을 키워냈다.

이 시점에서 중국 당나라의 문인이자 사상가인 한유(韓愈)의 마설(馬說)에 등장한 백락(伯樂)의 고사가 떠오른다. 백락은 말을 알아보는 안목이 뛰어났던 인물로 그가 말을 쳐다보기만 해도 그 말은 명마로 평가되곤 했다. ‘백락이 있어 명마가 존재한다’는 말처럼 명마의 탄생은 백락의 안목을 통해 이뤄졌다.

백락이 천리마를 골라내는 재능을 지녔던 것처럼 추천자가 진정한 인재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백락의 능력과 냉철함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 관직사회에서는 객관적 안목을 흐리는 꽌시 관행이 유능한 인재선발을 위한 관료인사의 제도화에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이에 인사관리의 임의성만을 높여 부정부패로 얼룩진 '황금밥그릇'으로 회자되는 관료체제의 형국을 만들어냈다. 

오는 4월 중국 공무원 임용 시험이 각 성(省)별로 시작될 예정이다. 이들 천리마를 향후 중국을 이끄는 미래의 명마로 성장시켜줄 백락의 안목을 가진 관료들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은 우리가 시진핑 지도부의 반부패 개혁에 더욱 기대를 거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