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DJ·노무현’ 색 빼기…통합신당 최대 암초

2014-03-18 17:21

민주당 김한길(왼쪽)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민주당과 통합신당 구축에 나선 새정치연합이 ‘김대중(DJ)-노무현’ 색깔 빼기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18일 서울 여의도 민주정책연구원에서 정강정책분과위원회의를 열고 통합신당 정강·정책을 논의했다. 새정치연합은 이 자리에서 ‘6·15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 계승 조항을 빼자고 주장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핵심 대북정책인 ‘햇볕정책’을 새정치민주연합 정강·정책에 명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윤영관 공동분과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의 소모적, 비생산적인 이념논쟁은 피하는 게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생”이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새정치연합이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 스탠스를 취한 터라 정치권 안팎에선 안 위원장이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위원장이 탈이념화를 통한 중도층 포섭 전략을 쓰면서 △진보 스펙트럼 탈피 △이념화 타파 △중도·보수로의 확장에 사활을 걸었다는 얘기다.

실제 윤 위원장이 민주당 변재일 공동분과위원장에게 전달한 외교관련 정강·정책에는 ‘안보→외교→통일’ 순으로 배열됐다. 이는 ‘통일’이 첫 번째로 배치된 민주당의 정강정책과는 역행한다.

또한 경제정책과 관련해선 안 위원장 측이 요구한 △재벌 소유·지배구조 개선 △금산분리 강화 △부당 내부거래 해소 등의 재벌 개혁안을 민주당이 사실상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시·도당 창당일정 첫날 안 위원장 측이 ‘김대중-노무현’ 색깔 빼기와 선택(안보)과 집중(경제)을 통해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이날 경기도당 창당대회를 시작으로 신당 구축에 매진하려던 민주당은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차별화의 강박증”이라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이정표가 된 역사적인 6·15, 10·4 선언을 계승하자는 것을 낡은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통합신당 창당 초반 안 위원장 측이 기존의 민주당과 선을 긋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이 ‘올스톱’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위원장이 지방선거 전에 이 문제를 정리하고 가겠다는 것으로, 예정된 갈등”이라며 “민주당 내 친노뿐 아니라 동교동계도 받아들일 수 없다. 굉장히 힘든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