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러시아, 크림 놓고 대립 격화
2014-03-18 13:58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16일(현지시간) 실시된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 주민투표에서 96%가 넘는 찬성률로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 합병이 결정된 것을 계기로 미국 등 서방국가들과 러시아와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와 크림자치공화국을 대상으로 한층 강화된 2차 제재를 부과했다.
이에 맞서 러시아와 크림자치공화국은 두 나라의 합병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등 러시아 정부·의회 관료 7명을 제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와 별도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전 행정명령에 따라 최근 축출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같은 크림자치공화국 분리 추진 지도자 등 우크라이나인 4명도 제재하기로 했다. 이는 냉전 이후 가장 광범위한 제재 조치다.
이들은 이른바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특별제재대상에 포함돼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고 여행도 금지된다.
이번 제재 대상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국은 푸틴 대통령을 직접 제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직접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가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를 다루는 방향을 변경하지 않으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는 방침에서 어떤 개인이나 행위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이날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개최된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인 13명과 크림자치공화국 출신자 8명에 대해 EU 내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등의 제재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20∼21일 있을 EU 정상회의에서는 추가로 러시아 고위 인사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림자치공화국의 독립국 지위를 인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령에서 “16일 실시된 주민투표 결과를 고려해 크림자치공화국을 독립주권국가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크림자치공화국 의회는 이날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 선언 △러시아 귀속 신청을 결의했다.
의회는 “이번 결의에 따라 크림자치공화국 영내에 있는 모든 우크라이나 정부 재산을 자국 소유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크림반도 내에 있는 우크라이나 군도 해산될 예정이다.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는 크림자치공화국의 제2 공식화폐로 정해졌고 크림자치공화국 자체 중앙은행 신설도 추진된다.
크림자치공화국이 러시아에 합병되려면 앞으로 러시아 상ㆍ하원 승인과 대통령 서명 등의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