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의 염전노예' 대리운전 기사의 울분

2014-03-18 10:27

아주경제 365


* 아래 기사는 김우성씨가 아주경제 ‘365’에 제보한 글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아주경제 ‘365’는 모두가 기자가 되는 참여형 ‘Social Network Media Service’입니다. 당신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대리운전 한 건당 20%의 수수료를 챙긴다. 이것도 서울에 국한된다. 지방은 30%를 차감하는 곳도 있다. 업체들은 보험료를 통해서도 이익을 챙긴다. 운전기사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준다며 일수로 보험료를 징수하는 경우 연간 36만~96만원 까지 업소가 더 착취한다. 을 중의 을인 대리기사들은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어 분통만 터뜨릴 뿐이다.

한때 박근혜 정부의 핵심 대선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의 칼날은 무뎌질 대로 무뎌져 “세 모녀 자살”과 같은 극단적 사건이 터져야만 반짝하다 사라지는 정도다. 생존을 위해 인생의 극단에서 몸부림치는 극빈곤계층의 금전지원도 중요하지만,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보장받을 수 있는 구조적 개선이 시급하다. 사회의 무관심한 지대에서 당연시 여겨지는 착취구조는 비단 ‘염전노예’뿐이 아니다. 소리 내어 울지 못하는 우리의 아들과 아버지가 이 시대의 ‘염전노예’일 수 있다.

사업할 자금도, 전문적인 기술도 없는 아버지들과 청년실업으로 백수가 된 청년들은 운전면허만 있으면 되는 대리운전 업체를 찾아가지만, 업체는 ‘벼룩의 간 빼먹기’에 혈안이다. 우선 대리업체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십수만원의 보증금을 내야 한다. 업체는 운행 마다 대리운전비의 20~30%를 차감한다.

업체들이 강요하는 대리운전 단체보험은 더욱 심각하다. 단체보험은 대리요청 콜을 통한 운전에 한해서만 보상된다. 일반적으로 40세 전후의 경우 1인당 연간 단체보험료는 약 55만원선이다. 하지만 업체들은 운전기사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핑계로 보험료 일수를 찍는다. 하루 2500~4000원. 일년이면 912500~1460000원을 징수하는 셈이다. 한 업체의 대리요청 콜만으로는 생계가 어려워 여러 회사에 가입하는 경우 보증금과 보험료는 자신이 소속된 업체만큼 내야 한다.

㈜에프디솔루션의 김우성 대표는 아주경제 ‘365’에 “지금과 같이 대리업체가 독점하고 담합이 의심되는 거래구조에서는 수수료, 벌금, 보험료 등의 착취구조와 배차제한, 퇴출 등의 부당행위를 없앨 수 없다. 직거래 활성화만이 20만명이 넘는 대리기사들의 생존을 위해서 막대한 세금을 낭비하지 않고도 경제정의에 맞지 않는 기존의 행태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며 소비자와 대리기사간의 직거래가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