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홍준 동부대우전자 상품기획담당자 "해외특화가전에 현지인 목소리 그대로 담았죠"

2014-03-18 13:40

동부대우전자 상품기획팀 주방기기상품기획파트 주홍준 과장이 '셰프 멕시카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이란에서 판매하는 '말하는 복합오븐' 음성 가이드를 녹음할 성우를 찾으라 애먹은 기억이 있어요. 해외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현지에서 활동하는 성우가 직접 녹음을 하거든요. 정확하고 세련된 페르시아어가 아니면 바이어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어필 할 수 없죠."

18일 서울 대치동 동부금융센터에 위치한 동부대우전자 본사에서 만난 상품기획팀 주방기기상품기획파트 주홍준 과장은 동부대우전자 해외특화가전의 저력이 '시장을 아는 힘'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예전 대우전자시절부터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에 차별화된 아이디어, 제조 기술력이 결합돼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상품이 나온다는 의미다.

주 과장은 "불모지에서 시장을 창출해 소비자의 잠재된 요구사항까지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다"며 "선배들이 지난 20년 간 닦아놓은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현지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가 제품 개발에 중요한 밑천이 된다"고 강조했다.

동부대우전자의 해외특화가전은 해외법인과 연구소, 디자인팀, 상품기획팀의 협업으로 탄생된다. 기획부터 마지막 생산 단계까지 각 영역의 전문가 10여명이 최소 1년3개월 간 머리를 맞댄다. 특히 1년이 넘는 신제품 준비 과정 중 6개월 이상을 시장 조사에 투자한다는 게 주 과장의 설명이다.

주 과장은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은 현지 전통시장을 직접 방문해 유통망이나 식자재 등을 점검한다"며 "의견 교환을 위해 관련 상품 기획담당자는 물론 디자이너와 연구원도 동행한다"고 말했다.

현재 동부대우전자는 현지 요리 자동 조리 전자레인지·5개 국어로 말하는 복합 오븐냉장고·자물쇠 냉장고·현지 문양 적용 나스카 세탁기 등의 해외특화가전을 판매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장 반응이 좋은 제품은 지난 2009년 출시된 '셰프 멕시카노' 복합오븐. 이 제품은 자동메뉴를 이용해 멕시칸 스테이크·아스텍 스프 등 10여 가지의 멕시코 현지 요리를 손쉽게 조리할 수 있다.

주 과장은 "셰프 멕시카노의 경우 전통메뉴를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현지 판매법인 주재원의 아이디에서 시작됐다"며 "이후 현지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메뉴가 더해지고 노하우가 쌓이면서 이제는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셰프 멕시카노를 시작으로 중남미·중동·CIS 지역에 출시된 현지 요리 자동 조리 전자레인지는 4년 반만에 누적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며 동부대우전자의 대표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주 과장은 "셰프 멕시카노는 동부대우전자가 멕시코 전자레인지 시장 점유율 2위(24%)를 차지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적어도 3년 이상 장기 할부로 제품 값을 지불하는 것이 보통인 중남미 국가의 소비 문화를 이해한 것도 현지인의 지갑을 여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주 과장은 "가서 보니 중남미 국가에는 가전 제품을 장기 렌털 방식으로 구매하는 문화가 있더라"며 "처음에 제품을 기획했을 때 현지 소득 수준에 비해 제품 가격이 비싸서 잘 팔리지 않으면 어떡하나 고민하기도 했지만 독특한 소비 문화 덕분에 지금까지도 좋은 반응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절전기능이 추가된 2차 모델에 이어 올해 말께는 3차 모델도 출시될 예정"이라며 "신제품에는 전통메뉴 조리 기능과 함께 최근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컵라면 조리 기능도 추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