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방산 부문 성장세 지속…필리핀 탄약 수출 눈앞

2014-03-12 15:12
7000만페소 사업에 단독 응찰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풍산이 필리핀에 탄약 수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2011년 다목적용 군함(MRV), 지난해 경공격기 F/A-50 수출 계약을 체결한 필리핀은 올해 최종 결정을 내릴 프리깃함 사업자 선정에도 한국업체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에 풍산이 탄약 공급자로 선정될 경우 한국의 대 필리핀 방산수출은 활기를 띨 전망이다.

12일 필리핀 현지 언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풍산은 지난 4일 마감한 7000만 필리핀 페소(한화 약 16억7720만원) 규모의 필리핀 국방부의 탄약 입찰 프로젝트에 단독 응찰했다. 필리핀 군용 자동소총에 사용되는 5.56mm M855 탄약 700만 케이스를 구매하는 이번 사업에 풍산은 응찰액 6630만페소(15억8854만8000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ATK도 입찰서류를 구입하는 등 관심을 가졌으나 마감일까지 응찰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풍산이 단독 응찰했으나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은 아니다. 필리핀 국방부는 풍산의 제안 내용이 군의 요구조건에 부합하는 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직접 풍산의 탄약 생산공장 방문도 진행한다. 이달 안에 자격심사를 위한 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필리핀 정부 관계자는 풍산측과 공식 면담을 갖고 법적 기술적 요구사항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정부는 입찰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겠지만 더 이상 프로젝트를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 풍산과 최종 계약서에 서명하는 방향으로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명칭으로 남중국해, 필리핀 명칭으로는 서필리핀해로 불리는 지역내 영유권 분쟁으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역 국가들이 군비를 확장하고 있는 상황과도 맞물렸다.

필리핀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필리핀 정부군을 위한 중요한 아이템이다. 입찰 과정은 엄격하게 진행하지만 과정을 연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필리핀 국방부는 응찰업체가 없어서 진행이 중단된 6760만필리핀페소 및 7650만필리핀패소 규모의 5.56mm M855 탄약 구매 프로젝트도 재개할 예정이다. 이번 입찰 결과가 긍정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풍산의 추가 응찰도 기대된다.

한편 필리핀 국방부는 그동안 군의 표준화기로 사용했던 M16 자동소총의 대체 화기로 M4 카빈을 선정했으며, 지난해 5만정의 M4 카빈을 구매했다. 이번 탄약 구매 프로젝트는 새로 도입한 자동소총을 위해 진행하고 있다.

풍산의 지난해 방산 부문 매출액은 733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4% 증가했으며, 올해는 내수 4850억원, 수출 2810억원 등 총 76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수출의 경우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저강도 분쟁국가를 대상으로 시장 확대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들 지역에 생산시설인 플랜트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 탄약 프로젝트는 금액에 있어 크지는 않지만 향후 추가 수주 및 인접 국가로의 영업 확대를 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풍산은 1975년 M1 소총탄약을 필리핀에 수출해 국내 첫 방산제품 수출업체로 이름을 올렸던 적이 있다.

한편, 필리핀 국방부가 풍산을 공급업체로 선정한다면 하늘과 바다에 이어 육지에서도 한국산 방산제품이 공급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또한 미국산 무기만 주로 구매해 왔던 필리핀 방산시장에서 한국의 방산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발표한 ‘필리핀 방위산업 시장 분석과 수출 전략’ 보고서를 통해 필리핀 아키노 정부가 마련한 18억달러 규모의 군 현대화사업을 활용하면 우리나라 방산제품이 필리핀 시장의 65% 이상, 금액으로는 11억9300만달러를 차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F/A-50 전투기 사업 이외에 호위함, 수송함, 군용차량, 상륙장갑차, 군통신체계 등 5개 사업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필리핀 국방부는 탄약 공급의 자립화를 위해 생산시설 확보에 나섰으며, 오는 2016년까지 완공해 이후부터는 탄약 수입을 중단하고, 군 수요량 이외의 물량은 해외수출까지 진행한다는 방침이라 풍산을 비롯한 한국업체들이 기술 제휴를 통해 진출을 노려볼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