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 어려워' 인터넷 대출 증가세, 3분기 연속 마이너스

2014-03-11 15:31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은행권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대출은 오히려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리스크관리를 위해서는 인터넷으로만 대출심사를 보기가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11일 한국은행 및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17개 국내은행과 HSBC, 우체국 등 금융기관의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이용건수는 하루평균 5429만건으로 전년보다 18.7% 증가했다. 이용금액도 1.3% 늘어난 33조6867억원이었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조회와 자금이체서비스였으며, 대출신청은 미미했다. 이는 예적금담보대출 등 순수하게 인터넷으로 모든 절차가 끝나는 대출만 포함한 것으로, 인터넷으로 서류를 접수한 뒤 영업점에 방문해 상담을 받는 식의 대출은 제외했다.

지난해 말 인터넷뱅킹을 통한 대출신청 이용건수(일평균)는 1668건으로 전년말에 비해 1.1% 증가에 그쳤다. 전체 인터넷뱅킹 이용건수의 31.1% 정도다. 증가율도 2011년 15.8%, 2012년 14.7%를 기록했다 대폭 쪼그라들었다.

이용금액은 116억원으로 전년말보다 14.8% 늘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전년말(-59.1%)에 비해서는 증가로 전환했다.

지난해 분기별로 살펴보면 인터넷 대출신청 건수는 1분기 186건을 기록한 이후 2분기 127건으로 감소했다. 3분기 146건, 4분기 150건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1분기 수준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35.8% 증가했던 1분기 이후 인터넷 대출신청은 2분기 -11.2%, 3분기 -5.2%, 4분기 -11.8%로 3분기 내리 증가세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인터넷 대출이 다른 서비스에 비해 호응이 적은 것은 대출 심사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한은 금융결제국 전자금융팀 관계자는 "대출은 상환능력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조회나 자금이체서비스에 비해 이용도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신분과 소득 증빙이 확실한 직종에 한정해 인터넷 대출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신한은행의 경우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을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은 주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금융기관 임직원, 은행이 선정한 우량기업체 재직 임직원을 포함해 법률, 의료, 회계분야 등의 전문가들이다.

우리은행에서도 인터넷으로 직장인우대 신용대출을 받으려면 연소득 300만원 이상이어야 하고 외부신용등급이 6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출은 리스크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그것을 다 평가하기가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최소한의 상환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직업이나 소득을 내걸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