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소주, 빨간 두꺼비 인기 여전

2014-03-11 15:04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순한 소주 열풍이 거세졌지만 도수가 높은 원조 소주의 인기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주 본연의 쓴맛을 찾는 마니아들 때문이다. 주당으로 통하는 이들은 '끝 맛이 쓴 소주가 진짜 술'이라며 아직도 옛 추억이 뭍어 있는 소주를 즐겨 찾고 있다.

1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20도가 넘는 고도주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저도주 열풍이 불며 16~18도까지 알코올 도수가 내려가는 것과 반대 양상이다.

대표적인 제품은 하이트진로의 '진로골드'다. 70~80년대 유행했던 '빨간 두꺼비 진로'를 연상시키는 이 제품은 저도주 인기 속에서도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진로'는 지난 1998년 참이슬이 출시되면서 애주가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1993년 출시된 '진로골드'(25도)는 아직까지 살아남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2004년 연간 8만4000상자(1상자=360ml×30본입)에 불과했던 진로골드 출고량은 2012년 17만3000상자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가격(참이슬 946원/진로골드 1045.87원)이 조금 비싸도 원조 소주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즐겨 찾는다.

또 참이슬이 저도주를 선언하며 18.5도까지 내려가는 동안 20도 이상을 고수한 참이슬클래식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참이슬과 참이슬클래식의 판매 비중은 수년째 7대 3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도 '순한' '부드러운' '진한' 등으로 리뉴얼되면서 저도주인 '순한'과 '부드러운'이 전체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주당들은 20도 이상인 '진한 처음처럼'을 여전히 즐겨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21도인 '진한 처음처럼'은 전체 판매량의 5% 가량을 꾸준히 점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부산·경남 지역의 대표소주로 통하는 무학은 16.9도의 '좋은데이'로 시장을 평정했지만, 해당지역에서는 고도주로 알려진 '화이트'(19도)가 소주 마니아들 사이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저도주 열풍이 전국적으로 불면서 주류업계가 이에 편승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원조 소주를 찾는 고객들이 많다"며 "애주가인 이들을 위해 주류업계가 20도대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충성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