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항공 도난여권 탑승객, 이란인으로 밝혀져

2014-03-11 14:00

지난 9일 중국 해군 수륙 양용 수송 상륙함 ‘징강산(井岡山)호’가 2대의 헬리콥터, 보트 등의 수색장비와 의료팀, 잠수팀을 태우고 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 수색작업을 위해 출항했다. [사진 = 중궈신원왕]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지난 8일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기에 도난 여권으로 탑승한 승객 2명은 불법 유럽이민을 시도하던 이란인이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인터폴이 도난 여권으로 사고기에 탑승했다고 지목한 승객 2명은 유럽이민을 노리고 도난 여권을 산 이란인"이라고 이들의 학창시절 친구가 BBC 페르시아에 한 말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난 여권 소지자의 항공권을 예약한 태국 여행사 여직원의 말을 토대로 해당 항공권 구입에도 이란인이 관여했다고 전했다.

태국 파타야에 있는 '그랜드 호라이즌' 여행사에서 일하는 벤자폰 크루트나잇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오래 알고 지낸 이란인이 도난 여권 사용자의 항공권 예약을 요청해 가장 싼 표를 구해줬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미스터 알리(Mr. Ali)'로 알려진 이 이란인으로부터 지난 3월 1일 유럽으로 가는 저렴한 항공권 2장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카타르항공과 이티하드항공편 1장씩을 예약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알리'는 이 표의 구매를 확정하지 않았고, 3월 6일 다시 연락해 유럽으로 가는 가장 싼 항공권 예약을 요청했다. 이에 크루트나잇은 중국을 통해 유럽으로 가는 말레이항공권 2장을 다시 예약해 줬다고 설명했다. 

'알리'라는 인물은 과거에도 그랜드 호라이즌을 통해 몇 차례 항공권을 구입했으며, 파타야에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트나잇은 '알리'의 친구라는 사람이 현금으로 요금을 냈다며 '알리'가 특정 목적지나 특정 항공편을 지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테러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유럽 언론들도 '알리'가 예약한 항공권으로 유럽 밀입국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테러와 관련이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고, 미국 정부 소식통도 실종기 승객 2명이 도난 여권을 사용했다는 사실만 가지고 테러가 있었다는 증거로 삼을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말레이시아 민간항공국(DCA)의 아자루딘 압둘 라흐만 국장은 CCTV 분석 결과 흑인에 가까운 검은 피부였다면서 "축구선수 마리오 발로텔리와 비슷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