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정원 압수수색에 ‘남재준 해임-특검’ 총공세

2014-03-11 11:05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은 11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과 관련,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의 해임과 특검(특별검사제) 도입을 고리로 파상공세에 나섰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이 10일 국정원을 전격 압수수색하자 국정원 개혁 프레임을 쥐고 정국주도권 잡기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대선 개입 의혹의 정점에 서 있던 국정원이 사실상 벼랑 끝으로 몰림에 따라 ‘국정원 개혁’ 이슈가 6·4 지방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남재준 해임과 특검을 앞세워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과 관련, “문제해결의 출발점은 남 원장의 즉각적인 해임과 특검을 통한 엄정한 수사”라며 “대통령이 책임을 지지도 묻지도 않은 건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민심 외면”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번 사건의 발단은 대통령의 국정원 기대기와 감싸기 때문에 초래됐다”며 “이제라도 대통령은 국정원과 선긋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은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고 힐난한 뒤 “검찰이 어제 국정원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제 국민의 관심은 남 원장이 책임자로 포함됐는지 여부”라고 잘라 말했다.

장 정책위의장은 “검찰 역시 이번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도 책임 회피를 하고 있다”며 “진실을 위해 이해당사자인 검찰이 아니라 공정한 특검을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박 대통령이 국정원 증거조작 사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남 원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 “(검찰과 국정원이) 사전 조율된 듯한 의심이 든다”며 “(사실이라면) 검찰은 국정원에 증거인멸의 시간만 벌어준 것으로 공범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국정원에 대한 철저한 책임 규명과 남 원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문란 사건의 주범인 국정원에 어떤 조치를 취하느냐 하는 문제는 박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수호할 의지가 있는지와 직결되는 하나의 시험대”라며 이같이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해법은 두 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한 국정원에 대해 철저한 책임을 규명하고 남 원장을 즉각 해임하는 것”이라며 “국회 차원의 국정원 개혁 특위를 다시 구성, 국가정보기관을 해외 정보원으로 다시 세우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자”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은 10일 오후 5시쯤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 노정환 부장검사 등 총 10명을 보내 국정원 대공수사팀을 압수수색했다. 국정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2005년 8월 ‘안기부 X파일’ 수사, 2013년 4월 ‘국정원 대북심리전단 선거개입’ 사건에 이어 세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