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세, 미국-러시아 대립을 바라보는 중국
2014-03-11 11:18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미국, 유럽과 러시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세를 둘러싼 중국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러시아는 각각 중국을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중국은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견지하며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왕이(王毅)외교장관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공평하고 객관적인 입장이며 건설적인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언급해 중립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미국, 유럽과 러시아의 대립을 중재하려는 자세도 내비쳤다.
작년 12월5일 우크라이나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인했고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핵우산 제공'도 약속했다.
또 중국 최초의 항모 랴오닝호(遼寧)는 우크라이나에서 조달한 원형 선박을 개조해 제조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전투기의 엔진은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작년 12월의 정상회담에서 항공기 공동개발에도 협의했었다.
중국의 '대 우크라이나 투자'는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에 항만시설을 포함한 3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이 있었고 우크라이나 동부에 300만ha에 이르는 농지를 차입하는 계획도 조정 중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것이 현실화되면 식량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던 중국이 국외에서 확보할 수 있는 최대규모의 식량확보가 가능해진다고 분석했다.
또 시진핑 주석이 구상하는 "대 실크로드"도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그 요충지에 우크라이나와 크림 자치 공화국이 위치해 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는 중국에 있어 중요한 식량확보 거점이자 물류거점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야누코비치 정권이 붕괴한 지난 2월말, 중국은 일련의 합의사항이 불투명해지자 정권 붕괴가 중국 국익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중국은 미국, 유럽의 러시아 제재에 대해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으나 러시아 지지를 분명히 한 것은 아니다. 중국 국내에 소수민족 독립문제가 있어 중국으로서는 러시아에 의한 크림 자치 공화국의 분리를 그냥 바라만 볼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렇게 중국과 러시아가 그리는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분명이 다르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신정부와 향후 좋은 관계 구축을 위해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