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U&I 증권서 받은 돈 결국 글로벌 지원?

2014-03-10 17:10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현대그룹 오너가 회사 현대유엔아이(U&I)가 현대증권을 상대로 무리하게 2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이후 2개월 만에 현대글로벌 지분을 또 확대했다.

유상증자 목적을 '타법인증권취득'이 아닌 '운영자금지원'으로 밝힌 만큼 추후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U&I는 현대글로벌 주식 17만4739주를 주당 2만6450원에 매수했다.

총 취득액은 46억2185만원으로 이번 지분 매수로 현대U&I의 현대글로벌 보유 지분은 4.65%에서 8.10%로 확대됐다.

현대글로벌은 투자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2011년 정보기술(IT) 업체 현대U&I에서 인적 분할된 회사다.

분할 이후 이듬해인 2012년 현대글로벌은 13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현대U&I는 지난해 12월 31일 '운영자금' 목적으로 현대증권을 상대로 3자 배정 방식으로 2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현대U&I는 유상증자를 결정하기 나흘 전인 지난해 12월 27일 현대글로벌 지분 4.65%를 1주당 2만6450원씩 총 62억2945만원에 취득했다.

현대U&I는 유상증자 전후로 유상증자로 확보된 현금 중 절반 이상을 타법인 주식 취득을 위해 사용한 셈이다.

현대U&I가 유상증자를 실시할 당시 경제개혁연대는 현대증권이 같은 그룹 계열사인 U&I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동반 부실화할 우려가 크다며 유상증자 참여에 반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상증자 규모가 현대U&I의 2012년 말 총자산(507억원) 대비 40%에 맞먹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당시 증자 목적을 운영자금으로 공시하고, 그 자금을 타법인 지분 취득을 위해 썼다면 분명 '공시 위반'"이라며 "나머지 유상증자 자금을 앞으로 어떻게 쓸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7일 현대U&I가 현대글로벌 지분을 확대한 날 현대그룹 오너는 현대U&I 주식 16만7452주를 매수했다.

총 취득액은 20억원으로 현대U&I에 대한 오너의 보유 지분은 50.9%에서 52.3%로 1.4%포인트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