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년 여성 빈곤율, OECD 국가중 가장 높아"
2014-03-10 15:59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한국 노년 여성의 빈곤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알리안츠그룹이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노년 여성들의 빈곤 리스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한국 여성들의 빈곤율은 47.2%로 OECD 30개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이는 65세 이상 한국 여성의 47.2%가 중위 가계 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입으로 생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룹은 이번 연구를 통해 결혼 감소와 이혼 증가, 평균수명 연장 등이 노년기 여성들의 빈곤을 야기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1970년 OECD 국가들의 평균 결혼 건수는 1000명 중 8건 이상이었지만 40년 뒤인 2010년에는 1000명 중 5건꼴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OECD 국가들의 이혼율은 증가했는데, 특히 한국의 경우 1970년 1000명 중 0.4건이었던 이혼 건수가 2010년 1000명 중 2.6건으로 6배 이상 급증했다.
평균수명 또한 늘어나고 있다. UN이 발표한 '2010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성들의 평균수명은 83세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데다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이혼이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은 세대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노년기 여성이 이혼에 더욱 취약한데, 유급 노동을 하지 않았거나 직업 훈련을 받은 적이 없으며 자녀를 양육하거나 가족, 친지를 돌보는 데 평생을 보내온 여성들이 특히 그러하다.
OECD에 속한 30개 국가 중 27개국에서 여성이 노년에 빈곤을 경험하게 될 리스크가 15%로 남성의 11%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연구진은 또한 노년기 빈곤이 더 이상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공적 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결혼과 이혼을 여러 번 반복해 부양해야 할 아내와 자녀가 많은 남성들의 경우, 오히려 여성보다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알리안츠그룹의 연금 전문가인 브리기테 믹사는 "자신의 경제상황에 대해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준비해야만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이혼을 하게 될 경우에도 그간 쌓아온 은퇴 준비가 허물어지지 않도록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